세 낀 매물 풀린다는데…중저가 시장은 여전히 '매물난'

  • 서울 매물 '역대 최저' 고육책… 자금 규제·공급 불일치에 거래 회복은 제한적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내 실거주 의무 유예 대상을 소유주의 주택 수와 상관없이 ‘임차인이 있는 주택 전체’로 확대한 것은,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가시화된 ‘매물 잠김’ 현상을 타개하려는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실수요자 거래를 활성화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실질적인 매물 출회 효과와 임대차 시장에 미칠 부작용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2일 국토부에 따르면 앞으로 매도인의 주택 보유 수와 관계없이 ‘세입자가 있는 매물’이라면 매수자의 입주를 임대차 종료 시까지 유예할 수 있다. 기존에는 다주택자 매도 물량 등 특정 조건에만 한정됐던 혜택을 비거주 1주택자 소유 매물을 포함한 시장 전체로 넓힌 것이다.

그간 갭투자를 불허한다는 원칙 아래 매수 시 4개월 내 입주를 강제해왔던 정부가 이처럼 빗장을 푼 배경에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급감한 서울의 ‘매물 절벽’ 상황이 자리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의 매매 및 임대차 매물은 9만5433건으로 집계 이후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특히 매매 물량 감소세가 가파르다. 최근 5일 사이 강동구의 매매 물건은 17.0%(4004건→3324건) 급감하며 서울에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고, 성북구(-11.0%)와 서초구(-10.6%), 송파구(-10.5%) 등 주요 지역 역시 같은 기간 매물이 10% 넘게 줄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매수 저변을 넓혔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거래 회복으로 이어지기에는 걸림돌이 많다고 분석한다. 2024년 국토부 주택소유통계를 보면 서울 전체 273만6773가구 중 약 83만가구가 비거주 주택으로 추산되는데, 이 중 아파트를 중심으로 일부 매물 출회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토허제 내에서 세 낀 집을 팔지 못하던 이들 모두가 수혜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서울 비거주 주택 중 아파트 비중(약 60%)을 고려하면 약 50만가구가 잠재적 매도 대상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10·15 대책 시행 전 서울 아파트 매물이 8만가구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로 매물이 당시 수준까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단기간 내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지와 대출 규제로 인한 갈아타기 제약 등이 여전해 매물이 쏟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향후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나 보유세 강화가 맞물린다면 다운사이징하려는 고령 1주택자나 상생임대제를 활용한 비과세 요건 충족자들이 매도를 고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역별 양극화에 대한 우려도 크다. 특히 매물 부족이 심각한 중저가 지역의 경우 오히려 ‘입주 가능 매물’의 희소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남 연구원은 “강남권 등 고가 지역은 급등한 호가와 실거래가 사이 간극 탓에 관망세가 이어지겠지만, 15억원 이하 중저가 지역은 임차 매물 자체가 워낙 귀해 이번 조치로 세 낀 매물이 늘더라도 당장 입주를 원하는 실수요자의 체감 효과는 낮을 것”이라며 “오히려 실거주 가능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윤 위원 역시 “공급 확대 효과에 대한 기대와 달리 중저가 지역은 가격 안정화가 어려울 수 있는 반면 수요가 제한적인 고가 지역은 가격 안정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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