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고교동문 변호사에게 뇌물 받은 현직 부장판사 기소

  • 고교 동문에게 뇌물 수수 받고 형량 감경...소문 나면서 해당 법무법인에 사건 몰리기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사진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사진=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고교 동문인 변호사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고 재판 관련 편의를 봐준 현직 부장판사를 재판에 넘겼다.

6일 공수처 수사2부(김수환 부장검사)는 김모 부장판사와 정모 변호사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및 뇌물공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전주지법 형사 항소심 재판장으로 재직했던 김 부장판사는 고교 동문 선배인 정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을 피고인 측에 유리하게 감경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3300만원 상당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사건을 수사한 공수처는 김 부장판사가 정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이 수임한 항소심 사건 21건을 맡아 17건의 형량을 감경했다고 밝혔다. 이중 김 부장판사는 정 변호사로부터 뇌물을 받은 2024년 3월 이후 선고한 6건의 사건은 원심 파기 선고를 내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집행유예 기간 중 음주운전이 연속으로 적발된 한 피고인은 원심에서 징역 5개월을 선고 받았지만 항소심에서 500만원 벌금으로 형량이 낮아졌고,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에 가담한 한 피고인은 원심에서 실형을 받았으나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여기에 더해 부장판사는 받은 금품으로 배우자 바이올린 교습 등에 사용할 상가를 1년간 무상으로 제공받거나, 교습을 위한 방음시설 등 공사비를 정 변호사에게 떠 넘긴 것으로도 드러났고, 견과류 상자등으로 300만원의 뇌물을 추가로 받은 사실도 적발됐다. 

아울러 공수처는 이 같은 사실이 교도소 안팎으로 소문이 나면서 정 변호사 법무법인에 사건 의뢰가 몰린 사실도 접견 녹취 파일등을 통해 확인했다고 전했다. 

공수처는 이들을 지난 3월 기소했으나 법원은 뇌물 공여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이를 기각했다. 결국 공수처는 이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현직 부장판사가 재판 진행 중인 담당 사건 변호인으로부터 재판을 매개로 뇌물을 수수한 사실을 밝혀냈다"며 "앞으로도 사법부의 신뢰를 저해하는 부패 범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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