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대신 선별"…정비사업 수주전, 단독입찰 확산 속 '핵심지 격돌'

  • 목동6단지 DL이앤씨 단독 확보…핵심 입지는 '선택적 격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공사비 상승과 수익성 악화로 건설사들이 무리한 경쟁 대신 ‘선별 수주’ 전략에 나서면서 정비사업 수주전이 단독입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DL이앤씨는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목동6단지 재건축을 사실상 확보하며 목동 재건축 시장의 첫 시공권을 선점했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마감한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6단지 재건축 시공사 선정 2차 입찰에 DL이앤씨가 단독 참여했다. 지난 10일 1차 입찰에 이어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수의계약 수순에 들어갔다.
 
도시정비법에 따라 2차 입찰에서도 단독 응찰이 이뤄질 경우 조합은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목동6단지는 오는 6월 말 조합 총회를 거쳐 DL이앤씨와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목동6단지는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 가운데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으로, 전체 2만6000가구 규모·사업비 약 30조원에 달하는 대형 재건축 사업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올해 서울 정비사업 시장은 대형 사업장이 잇따라 시공사 선정에 나서며 역대 최대 규모가 예상되지만, 과거와 같은 치열한 경쟁 대신 단독입찰 중심의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주요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단독 입찰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쌍용1차 재건축은 삼성물산이 지난 11일 단독 입찰에 나서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신길역세권 재개발 역시 포스코이앤씨가 단독 입찰로 시공권을 확보했다. 이 밖에도 송파한양2차 재건축(GS건설), 신길1구역 공공재개발(현대건설), 금호21구역 재개발(롯데건설) 등도 모두 단독 입찰로 시공권이 결정됐다.

이 같은 흐름은 공사비 상승과 금융 부담 확대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사업비가 급증한 데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 미분양 리스크까지 겹치며 수익성 예측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또 설계 제안, 금융 조건, 홍보 경쟁 등에 투입되는 비용까지 감안하면 경쟁이 치열할수록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과거처럼 수주를 위해 출혈 경쟁을 벌이기보다 수익성이 확보된 사업장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GS건설은 올해 송파한양2차 재건축사업과 개포우성6차 재건축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성수전략정비구역1지구를 비롯해 서초진흥아파트 등 주요 사업지 수주를 추진 중이다.

현대건설 역시 압구정3·5구역, 목동 재건축 단지, 용산구 서빙고 신동아 아파트 등을 핵심 사업지로 꼽으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분명히 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핵심 사업지만 수주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성수4지구 수주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목동과 송파구 마천 등 사업성이 우수한 단지를 중심으로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수주 단계부터 분양과 입주까지 전 과정을 고려해 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곳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DL이앤씨도 압구정5구역, 목동6단지, 성수2지구, 여의도 등 주요 사업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수익성 중심으로 선별 수주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모든 지역에서 경쟁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서울 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 등 상징성이 높은 핵심 입지에서는 여전히 대형 건설사 간 경쟁이 예상된다. 최근 압구정5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한 건설사 직원이 입찰서류를 무단으로 촬영한 것이 적발되며 절차가 중단되는 등 과열 경쟁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났으나 이후 조합사업은 재정비를 거쳐 정상화된 상태다.

올해 수주전은 전반적으로 단독 입찰 중심의 ‘저강도 경쟁’ 양상을 보이면서도 일부 핵심 지역에서는 ‘선택적 격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태희 박사는 “서울 정비사업 물량 증가로 출혈 경쟁 필요성이 줄었고 무리한 조건 제시는 매몰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압구정 등 핵심 정비사업지는 상징성이 큰 만큼 수주 경쟁에서 배제되면 시장 내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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