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용의 재계비화] 韓기업 총수들이 글로벌 사우스에 주목하는 이유? "미중 대체할 신흥시장"

  • 인도·베트남 경제 사절단, 4대 그룹 총수 총출동

  • 생산과 소비 동시에 만족하는 이중거점

  • 선진국 대체할 잠재력 충분...수조원대 투자도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뉴델리 총리 청사에서 열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주최 오찬 및 한-인도 경제인 대화에서 모디 총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뉴델리 총리 청사에서 열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주최 오찬 및 한-인도 경제인 대화에서 모디 총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인도산 '갤럭시 Z 플립7'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베트남 순방에 맞춰 재계 총수들도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신흥 개발도상국) 공략을 위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산과 소비의 이중거점이 되는 시장을 확보함으로써 기존 선진국 시장 정체 속에서 신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미·중 대립과 중동전쟁에 따른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열린 한·인도 경제인 대화에는 양국 기업인 600여명이 참석하며 한국-인도 협력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이 재계 주요 인사가 함께했다. 

인도 일정을 마친 뒤 재계 총수들은 베트남으로 이동해 경제사절단 행보를 이어간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베트남에서 합류한다.

인도와 베트남은 글로벌 사우스의 대표적인 국가다. 재계 총수들이 글로벌 사우스에 많은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높은 인구와 경제 성장률, 젊은 인구 구조에 따른 생산·소비 급증이 있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국내 주요 기업은 글로벌 사우스를 중국을 대신할 생산 및 수출의 허브로 삼는 전략을 공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인건비 상승과 인구 고령화가 진행 중인 선진국을 대신해 인도, 베트남, 브라질 등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한·인도 경제인 대화에서 한국 기업들은 인도에 수조원대 투자를 발표했다. 

포스코그룹은 인도 1위 철강업체인 JSW그룹과 협력해 인도 오디샤주에 연 600만t 규모 일관제철소를 공동 건설한다. 투자 규모는 부지 매입과 공장 건설 등을 포함해 최대 1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합작법인 지분은 포스코와 JSW가 5대 5로 나눠 갖는다. 지난 2004년 인도 제철소 추진 계획을 공개하고 약 20년 만에 숙원을 풀게 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인도 이륜차 제조사 TVS 모터와 협력해 친환경·고안전 3륜 전기차(EV) 공동 개발에 나섰다. HD현대그룹은 울산 기후와 비슷한 타밀나두 주정부·사가르말라 금융공사 등과 협력해 인도 내 신규 조선소 건설을 추진한다. GS건설은 아리에너지와 MOU를 맺고 9200억원 규모 인도 풍력 리파워링 사업을 맡는다.

글로벌 사우스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현재 전 세계에 팽배한 자원 무기화 기조를 꼽을 수 있다. 인도, 브라질 등은 핵심광물을 포함한 천연자원이 풍부하다. 광물·에너지 보호주의가 강화되는 기조 속에서 한국 기업들은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기 위해 이들 국가와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일례로 이번 이 대통령 순방 일정 도중 한국과 인도는 나프타·LNG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정부는 한국 석유화학 기업들을 위한 인도산 나프타 물량 확보와 중장기 공급 협력체계 구축 등을 인도 측에 요청했다. 민간의 수입 협의가 진행될 경우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도 당부했다.

인도·베트남·브라질 등은 생산뿐만 아니라 소비 시장으로서도 미국·중국·유럽 등에 버금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한국 기업들은 2010년대 말부터 세 군데에 편중된 수출 구조에서 벗어남으로써 지정학적 위험을 분산하고, 신흥 시장을 개척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려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을 성장한 경험을 토대로 신흥국과 협력에서 기술·자본적 투자뿐만 아니라 관련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며 "다른 선진국과 달리 과거 역사적으로 글로벌 사우스와 대립한 적이 없어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는 것도 한국만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