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거취와 관련해 "(한은을) 나가서도 계속 해 왔던 것처럼 경제 평론, 자문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이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할 계획이라는 일부 보도에는 "농담을 한 것을 진담처럼 신문에 쓴 것"이라면서 "어떤 매체를 통해 얘기할지는 어떤 메시지를 줄 거냐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에서 교수직 제안도 오는데 강의하면 성적을 매겨야 하는 게 싫어서 지금은 안 가려고 한다"면서 "당분간은 국내에 있고, 해외에서도 좋은 제안이 있으면 비교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4년간 임기 평가를 묻는 말에는 "성적보다는 내 능력과 한계 안에서 나라 전체를 생각해 가장 좋은 게 뭔지를 생각하며 정책을 했다는 점에서 만족하려고 한다"면서 "(외부의) 평가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금리 결정과 관련해 임기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는 2024년 한은이 조기 금리 인하에 실기했다는 비난을 받았던 때를 꼽았다.
그는 "물가 뿐 아니라 금융 안정을 고려해 금리를 낮추지 않은 것이라고 얘기하는데도 한동안 계속 실기했다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그때 당시엔 헬스장에서 사우나를 하다가도 지나가는 사람이 왜 금리를 안 낮추냐고 혼을 냈는데, 그런 점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거꾸로 정권이 바뀌니 갑자기 톤이 바뀌어서 금리를 너무 낮춰서 환율과 부동산 시장이 튀었다고 한다"면서 "양쪽으로 비난받는 것을 보니 중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금통위원들이 잘 결정해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임기 중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순간으로는 비상계엄 이후 대처 과정을 꼽았다.
그는 "비상계엄 직후 전화를 정말 많이 받았다"면서 "그때 외신과 헌법재판소가 제대로 작동면 경제와 정치는 분리가 될 수 있다는 논리로 인터뷰 했고, 직원들에게 빨리 관련 보고서를 만들라고 지시해서 잘 작동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논란이 됐던 서학개미 발언과 관련해서는 "잘못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지금 말하라고 하면 서학개미라는 용어 대신 내국인 투자가 늘어서 환율이 영향받는다고 했을 것 같다"면서 "그래도 덕분에 국민연금 해외 투자 같은 것이 공론화되어서 바뀌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동 사태와 관련해서는 "상황이 매일 바뀌다 보니 어느 방향으로 갈지 정하기 굉장히 어려운 것 같다"면서 "이번에 워싱턴에서 참석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도 중동 사태가 어떻게 진정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중동 사태와 더불어 앤스로픽의 미토스로 이슈가 된 사이버 보안 문제가 큰 화두였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문제 해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 문제는 이번 정부만의 과제는 아니고, 정책이 오랫동안 지속돼서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며 "청년층이 집을 못 구하는 건 저출산과 사회 갈등을 심화시킨다"고 짚었다.
신현송 후임 총재 후보자와 관련해서는 "신 후보자는 지난 4년 동 오히려 내가 하는 정책에 조언을 많이 해주시고 국제결제은행(BIS)에서 도움을 많이 받아서 내가 조언을 드릴 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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