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핵심 수출 효자 품목인 커피와 쌀이 올해 들어 뚜렷한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출 물량은 예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인한 평균 수출 단가 하락이 전체 수출 실적을 끌어내리는 양상이다. 가격 하방 압력이 거세지면서 농가와 수출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6일(현지 시각) 청년신문 등 베트남 매체를 종합하면 올해 1분기 베트남은 약 59만5000톤의 커피를 수출해 27억5000만 달러(약 4조520억 원)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했으나 수출액은 7.1% 감소했다. 이에 평균 수출 가격은 톤 당 약 4657달러(약 686만 원)로 17.6% 하락했다. 내수 시장의 로부스타 커피 가격 역시 지난주 kg당 약 8만6000동(약 4800원)으로 떨어져 전년 동기 대비 약 35% 낮아졌다. 이는 최근 3년 내 최저 수준으로 꼽힌다.
이 같은 커피 가격 하락의 주요 배경으로는 글로벌 공급 확대가 꼽힌다. 브라질 등 주요 생산국의 풍작으로 올해 생산량이 수요를 약 1000만 포대가량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수출국인 브라질이 연중반 수확기에 들어서며 생산 증가가 예상되고 국제 거래소 재고도 늘어나면서 커피 가공업체들의 구매가 줄어드는 추세다.
베트남 커피·코코아 협회(Vicofa)의 응우옌 남 하이 회장은 "공급 증가 기대에 비해 수요 개선 신호는 뚜렷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금융 및 지정학적 요인이 가격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가격 급등 이후 시장에 유입되었던 투기 자금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 쌀 시장도 공급 압력이 뚜렷하다. 베트남 식량협회는 주요 생산국의 풍작과 일부 국가의 수출 제한 해제로 공급이 급증한 반면, 아시아 주요 수입국들이 구매를 줄이거나 수입 시기를 늦추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농무부(USDA)는 2025~2026 작물연도 동안 글로벌 쌀 시장이 공급 과잉 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고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역시 같은 시즌 생산량이 약 5억6340만 톤으로 2.1%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가격 급락은 생산 현장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지난 15일 껀터시 인민위원회는 지역 내 쌀 매입·가공·수출 기업들과 회의를 열고 가격 하락과 판매 부진 문제를 논의했다. 응우옌 반 수 껀터시 농민협회 회장은 "2026년 겨울-봄 작황이 매우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하락 여파로 많은 지역에서 쌀을 사려는 상인이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수 회장은 농민 지원을 위해 20개 기업에 연락했으나 약 10곳만 응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부 기업이 시즌 초 계획을 이미 세웠거나 생산 능력 부족, 재정적 어려움 등을 이유로 들었다"며 "실제로 매입에 동의한 기업은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공급 압박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달 말과 5월 초 수확 예정 물량이 약 100만 톤에 달해 계절적 공급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농민들은 부채 재조정, 상환 유예, 대출 금리 인하 등 정책 지원을 기대하고 있고 일부는 벼-채소 또는 벼-수산 양식 모델로의 전환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브엉 꾸옥 남 껀터시 인민위원회 부위원장은 현재 관내에 34개의 쌀 관련 기업이 있고 이들이 신용 접근성과 물류 인프라, 적시 지원 정책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농민은 높은 가격에 팔고 싶고 기업은 원활한 수출을 원하지만 결국 시장의 흐름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며 "시장이 불안정한 시기일수록 모든 주체가 부담을 나누고 조화를 이루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