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종교화, 영성의 세속화와 상업화 등 기성 종교가 쇠락할 수 밖에 없는 시대적 흐름에 놓여 있어요. 그러나 항상 옛것을 잘 되새기면 새 길을 열 수 있죠."
강원 오대산 월정사 주지 퇴우 정념 스님(70)은 지난 14일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오대산의 고승>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성 종교 대다수가 힘을 잃는 시대"에 직면해 있다며 고승들의 발자취를 강조했다. 이어 "혼란스러운 시대를 극복하고자 했던 고승들의 수행정신과 사상, 그리고 오대산의 방대한 한국 불교 문화를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오대산의 고승>은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하고, 미래 세대가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려는 취지에서 기획된 고승열전"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정념 스님의 구상에서 출발했다. 스님은 그간 오대산 고승들의 수행정신과 사상, 문화적 유산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이끌었다. 다만, 관련 성과가 논문 중심으로 축적돼 일반 독자가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정념 스님은 주지 임기를 잘 마무리하겠다는 일념으로, 출판사 민족사의 문을 두드렸다. 스님은 "(독자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현대적 언어로 쓰인 파격적인 장르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책은 문헌조사 등 사실에 기반하되 약 20%의 허구적 요소를 가미했다. 민족사는 작가들에게 중고등학생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소설이나 평전에 치우치지 않은 형식을 요구했다. 이에 참여 작가들은 원고를 수차례 수정하고 보완하는 과정을 거친 끝에 책을 완성했다.
정념 스님은 간담회 내내 'AI 대전환'을 강조하며 "기계가 인간화되고 인간이 기계화되는 상황"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의미의 상실과 가치의 혼돈 속에서 문명의 대전환을 맞이하고 있다"며 "이번 출간을 계기로 한국 불교가 시대정신을 새롭게 일으키고, 전환의 시대를 헤쳐갈 지혜자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또한 이번 책에서 조명한 고승들에 대해 "오대산을 빛내고 한국사회의 혼란을 극복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한 분들"이라고도 평하며 "AI 쓰나미가 몰려오는 데 대한 위기 의식 속에서 우리 불교도 새로운 희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스님은 종단 총무원장 선거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새로운 변화와 희망, 화합을 언급하며 리더십을 강조했다.
"변화가 쉼없이 동반되는 불확실의 시대에 미래를 통찰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오늘날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죠. 종단의 여러 문화가 대중의 애종심을 고양시키는 데 미흡한 부분이 많아요. 미래를 내다보는 디자인이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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