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의료관광 100만 시대] 중증 질환까지 확장... 언어·동선·사후관리까지 경쟁력↑

서울아산병원 전경사진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전경[사진=서울아산병원]

외국인 환자 100만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한국 의료관광이 피부·미용 중심에서 암·난임 등 전문 치료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단순 시술을 넘어 진단·수술·회복까지 이어지는 장기 치료 수요가 늘면서 환자 관리 전반의 완성도가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당초 2027년 외국인 환자 70만명 유치를 목표로 잡았지만, 규모는 지난해 이미 100만명을 넘어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의료관광은 K-뷰티를 기반으로 피부·미용 분야가 주도해 왔으나 최근 들어 암·난임 등 고난도 치료를 위해 한국을 찾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2024년 기준으로 1만9000명 이상의 외국인 환자가 방문했다. 미국뿐 아니라 아랍에미리트·몽골 등 다양한 국가에서 유입된 외국인 환자들은 이메일·메신저 등으로 사전 상담을 요청하고, 현지 의료진의 소견서, CT·MRI 등 자료를 미리 전달해 진료를 준비한다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국제진료센터는 접수부터 검사자료등록, 사전상담, 원격진료까지 홈페이지에서 이어지는 통합진료플랫폼을 구축했다. 치료 이전 단계부터 관리가 시작되는 구조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입국 전 비대면 진료를 통해 치료 계획을 세운 뒤 한국을 찾는 중증 질환 환자가 늘고 있다"며 "최근 5년간 57개국 환자를 대상으로 800건 이상의 비대면 진료가 이뤄졌고, 상당수가 간암·췌장암 등 중증 환자였다"고 말했다.

피부 미용·성형이 주를 이루던 K-의료관광이 중증 질환까지 확대된 것은 해외의 의료 환경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치료비 부담이 높고 다수의 시술 비용이 한국 대비 50~90%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은 전문의 진료까지 수개월 이상 대기해야 하는 구조다.

이에 비해 한국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과 높은 치료 성과를 동시에 갖춘 국가로 평가된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치료가능사망률(치료가 시의적절하게 효과적으로 이뤄진다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조기 사망 비율)은 인구 10만명 당 45명으로 OECD 평균(77명)에 비해 크게 낮다. 의료 기술과 시설 수준에 대한 만족도는 재방문 의사로 이어져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조사에서 외국인 환자의 59.8%가 재방문 의향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곡차병원 전경사진마곡차병원
마곡차병원 전경[사진=마곡차병원]

병원들도 맞춤형 서비스 강화로 외국인 환자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 환자의 약 70%가 일본·중국·대만 등 인접 국가에서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마곡차병원 난임센터는 김포공항 인근의 입지를 활용해 이동 편의를 높인 사례로 꼽힌다. 치료 일정에 맞춰 반복 방문이 필요한 난임 환자들에게 '공항에서 차량 10분'이라는 접근성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센터는 또 외국인 환자 전용 진료 공간인 'B동'을 별도로 마련해 내국인과 동선을 분리했다. 통역과 상담 시간이 길어지는 특성을 고려해 진료 환경 자체를 재구성한 것이다. 마곡차병원 난임센터 관계자는 "접근성을 고려해 입지를 선정했고, 전문 통역 인력과 1대1 상담 체계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환자들의 85%가 몰리고 있는 서울시도 정책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통역 코디네이터 인력을 기존 100명에서 올해 1000명 규모로 확대해 영어·중국어·일본어뿐 아니라 러시아어, 아랍어 등 소수 언어권까지 대응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서울관광재단 관계자는 "진료뿐 아니라 통역과 안내 등 세부 서비스도 환자 경험을 좌우하는 요소"라며 "이 과정에서 형성된 신뢰가 한국 의료 전반에 대한 이미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의료 친화형 숙박 시설'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의료관광은 병·의원 중심으로 구성돼 있고, 환자 유치 기관이나 여행사, 수송 등 관련 서비스가 함께 운영되는 구조"라며 "장기 체류 환자에 맞춘 지원 체계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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