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취의 언어: 담담하게, 당당하게=김 섭 지음, 어포인트.
“상사가 부당한 지시를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나?”
이 질문에 선뜻 답하기 어렵다면, 이 책을 펼쳐볼 만하다. 혹은 연인이 "저녁이나 같이 먹을까"라고 갑자기 톡했을 때 피로와 부담이 밀려오고 어떻게 답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은 대화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저자의 경력은 화려하다. 국가정보원 압박 면접과 후기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BBC 최종면접을 통과한 '면접의 달인'이다. YTN 아나운서로 출발해, 국정원 요원, MBC와 영국 BBC 기자를 거쳤다. 현재는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설계하는 PI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렇기에 책에는 채용을 앞둔 예비 면접자들에게 유용한 조언이 곳곳에 담겨 있다. 그러나 이 책이 강조하는 바는 단순 말하기 기술이 아니다. 부제 '상대의 마음을 얻는 내 이야기의 힘'이 보여주듯, 면접 통과를 위한 요령이나 말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처세술 등 임시방편에 그치지 않는다. 소신, 평정심, 여유를 통해 대화 상대방과 신뢰를 쌓고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태도를 강조한다. 스몰토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또 협상을 말싸움으로만 보고 이기려고만 한다면 이 책을 통해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겠다.
특히 저자는 "상대의 닫힌 마음을 열어주는 힘은 경청에서 시작된다"며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듣고, 좋은 질문을 던지고, 공감하라고 강조한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인간미'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훌륭한 인성을 갖춘 사람이 진솔한 대화를 이끄는 것일까, 아니면 훌륭한 말하기 태도를 통해 뛰어난 인성이 형성되는 것일까. 어쨌든 미성숙한 사람과는 대화가 쉽게 단절되는 점에서, 말과 인성은 긴밀하게 연결돼 있긴 한 것 같다.
'비즈니스 세게' 등 오탈자와 마침표가 있어야할 자리에 불필요한 기호([)가 있는 점 등 편집은 다소 아쉽다.
"기술만으로는 누구의 마음도 움직일 수 없다. 진짜 말 잘하는 사람은, 자신을 솔직하게 꺼내놓을 줄 아는 사람이다. 아나운서처럼 말하려고 애쓰지 말라. 조금은 투박해도 좋다. 내 목소리, 내 억양, 내 결로 말하라. 듣는 사람은 발음보다 진심을 듣고 싶어한다." (103쪽)
사랑하는 듣기=박수인 지음, 아침달
음악학자인 저자는 클래식 음악, 지하철 역사 안 멜로디, 유년의 기억 속 아버지의 노래, 어머니가 회상하는 다듬이질 등 소리의 세계를 펼치고, 여기에 사랑이란 가치를 투시한다. 작가는 경청 혹은 귀 기울임이란 대상을 사랑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저자는 '왜 슬픔 앞에서 노래를 멈췄는가'란 질문에는 슬픔 앞에서도 노래가 계속돼야 한다고, 엄마가 기억하는 외할머니의 다듬이질 소리를 통해서는 우리 주변에 어떤 소리가 들려오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독자들은 세상을 세세히 듣고 동시에 듣는 '나' 자체를 발견하며, 사랑을 일구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산문집에는 이해를 돕기 위한 악보와 함께 저자가 언급한 곡 일부를 들을 수 있는 QR코드도 함께 삽입됐다.
"어렸을 적 풍경에서 소리의 담은 낮고 부드러웠다. 이웃들 간 소리는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침투하는 것이었고, 그것은 서로의 안부이자 존재의 증명이기도 했다. 지금은 많은 것이 조심스러운 시대, 지나치게 경직된 시대, 혹은 서로를 향한 과한 배려의 시대. 그 배려의 문턱을 넘는 일에 쉬이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게 된다. 드물게 침범하는 작은 소리마저 허용하기 어려운 긴장의 시대가 도래했다." (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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