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제외한 지방의 재정자립도가 40%를 밑도는 상황에서 중앙정부의 전쟁 추가경정예산이 지방 재정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고유가 피해지원금 등 매칭 사업의 국비 보조율이 전년보다 낮아지면서 재정 자생력이 취약한 지자체에 부담이 가중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단순한 ‘생색내기식’ 예산 편성이 아닌 기준보조율 확대 등 구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시도별 평균 재정자립도는 41.6%로 집계됐다. 그러나 자립도 71.4%에 달하는 서울을 제외하면 지방 평균은 36.8%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서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업을 지방자치단체가 재원을 분담하는 ‘매칭 펀드’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중동 사태로 인한 유가 상승 등에 대응해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총 6조1000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보조율은 서울 70%, 서울을 제외한 지방은 80%가 적용된다. 전체 사업비 가운데 국비는 약 4조8000억원이 투입되고 지방은 1조3000억원을 부담하는 구조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추경에서 지방정부 재정 여력 보강을 위해 9조7000억원을 지원하고 지원금 사업에 따른 지방 부담은 1조3000억원 수준”이라며 “결과적으로 지방 재정 여력은 8조4000억원 늘어나는 셈”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번 추경이 추가 세수를 바탕으로 마련된 만큼 국비 지원을 ‘성과’처럼 부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현행법상 내국세의 일정 비율은 지방교부세로 자동 배분되기 때문에 법적으로 내려가야 할 재원을 정부의 재량 지원처럼 포장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년 대비 지방 부담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재정 압박은 오히려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2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한부모가정·차상위계층·기초생활수급자 등에 더 높은 금액이 차등 지급된다. 이에 따라 취약계층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추가 지급 수요가 늘어나고 지방비 부담 역시 해당 지자체의 재정력과 비례하지 않는 구조가 나타난다.
실제 세종시는 추가 지급 대상 비중이 전체 인구 중 2.7%로 가장 낮지만 재정자립도는 62.6%에 달한다. 반면 전북은 추가 지급 대상 비율이 9.0%로 가장 높은 수준임에도 재정자립도는 32.2%에 그쳐 평균을 밑돈다. 그럼에도 두 지역 모두 동일한 보조율이 적용된다.
이처럼 재정력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 매칭 구조는 인구 대비 지원 대상이 많고 재정 여력이 취약한 지자체일수록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역별 지원 수준을 다층화해 재정 부담이 재정력에 비례하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도 지자체 재정의 경직성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상황에서 복지 지출이 확대되면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더욱 줄어들고 예산 경직성이 심화된다”며 “보편적 복지보다는 재정 여건을 고려한 선택적 지원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개별 사업별로 법령에 따라 정해지는 기본 국비 지원 비율인 ‘기준보조율’을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홍근석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차등 보조율이 대부분 지역에 적용되고 있는 만큼 기준보조율 자체를 높이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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