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베트남 수산물, '행정 규제' 덫에 걸려... 잔류물 모니터링 누락에 주문 취소 속출

  • 까마우 수산협회 긴급 지원 요청… 행정구역 재분류 과정서 주요 새우 품목 누락돼 수출길 막혀

새우를 손질하고 있는 직원들 사진베트남 수산물 수출제조협회VASEP
새우를 손질하고 있는 직원들 [사진=베트남 수산물 수출제조협회(VASEP)]

베트남 수산물 수출이 물류 대란에 이어 행정 규제와 관리 절차상의 문제로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잔류물 모니터링 대상 누락과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강화된 관리 규정으로 인해 유럽연합(EU) 수출 주문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현지 기업들이 정부에 긴급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응우옌 반 도 까마우 수산가공수출협회(CASEP) 회장은 10일(현지시간) 남부 지역의 ‘2026년 양식 동물 및 수산물 잔류물·독성 물질 모니터링 프로그램’과 관련한 어려움을 해결해 달라는 지원 요청서를 제출했다. 행정구역 재분류 과정에서 블랙타이거새우와 흰다리새우 등 주요 양식 품종이 관리 대상에서 누락되는 행정 실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해당 지역 원료로 생산된 제품들이 유럽연합(EU) 등 조건이 엄격한 시장의 수출 인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행정 공백의 피해는 고스란히 기업들의 몫이 됐다. 남깐 수산 수출입 주식회사(SEANAMICO)는 유럽 고객사가 30.6톤 규모의 주문 두 건을 취소하면서 200억 동(약 11억2600만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응오 민 히엔 총괄이사는 “현재 48.6톤, 240억 동(약 13억5000만 원) 규모의 주문 세 건이 재고로 묶여 있어 추가 취소 위험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CAMIMEX 주식회사 역시 지난 1월 말 이후 이어진 주문 취소로 인해 2026년 사업 계획과 자금 흐름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고 호소했다.

응우옌 호아이 남 베트남 수산물 수출제조협회(VASEP) 사무총장은 “수산물 수출이 대외적으로 힘든 시기에 시장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원자재 공급의 연속성과 인증 절차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추적성과 잔류물 검증 요구가 엄격한 EU 시장에서 인증 공백은 치명적이라고 강조했다. VASEP는 기존 모니터링 지역을 기반으로 수출 물량을 우선 평가하는 과도기적 메커니즘 마련과 함께, 블랙타이거새우 등 50개 샘플을 프로그램에 추가 기록해 병목 현상을 해소할 것을 강력히 건의했다.

EU가 베트남에 부과한 '불법·비보고·비규제(IUU) 옐로카드'의 해제가 지연되는 가운데, 일방적으로 강화된 관리 규정도 현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시행된 공문 2808은 공장 반입 원자재의 실제 중량을 서류와 100% 일치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냉동 수산물의 특성상 운송과 보관, 해동 과정에서 자연 감량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허용 오차 기준도 없이 0.5kg 차이까지 모두 보고하고 서류를 정정하라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한다. VASEP는 총 물량 기준 ±2% 수준의 허용 오차 설정을 제안한 상태다.

또한, 선박 도착 48시간 전 사전 통보 의무 역시 지리적 요건을 무시한 행정 편의주의라는 비판이 나온다.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등 인접국에서의 운송 시간은 24~36시간에 불과한 경우가 많아 48시간 전 서류 제출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농업환경부가 관련 규정들을 유예 기간 없이 즉각 시행하면서 기존 수입 컨테이너 처리 과정에서도 극심한 혼선이 빚어졌다.

다행히 최근 남부 지역 품질·가공·시장개발국(NAFIQPM)이 기업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2026년 잔류물 모니터링 프로그램에 블랙타이거새우와 팡가시우스 메기(메콩대형메기속) 등 총 14개 품목을 업데이트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당국은 이번 문제가 행정 체계 변경 과정에서 일부 양식 지역이 통계에 누락되어 발생한 것이라 해명하며, 까마우 지역 기업들의 인증 문제는 기본적으로 해결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산업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업이 안정적으로 생산과 수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일관되고 예측 가능한 제도 운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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