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또 럼 서기장, 국가주석도 겸직…권력 집중 강화

  • "큰 영광이자 책임"…평화·성장·국민 삶 개선 최우선 과제 강조

  • 전문가"집단지도→강력한 지도자 체제"…권위주의 심화 우려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7일 하노이에서 열린 국회 회의에서 국가주석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7일 하노이에서 열린 국회 회의에서 국가주석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국가주석직까지 겸임하게 되면서 권력 집중이 한층 강화됐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베트남 국회는 이날 또 럼 서기장의 국가주석 지명을 출석 의원 전원의 찬성으로 인준했다. 이에 따라 그는 공산당을 대표하는 서기장과 국가를 대표하는 주석직을 동시에 맡게 됐다.

또 럼 서기장은 2024년 8월 서기장에 오른 뒤 올해 1월 전당대회에서 연임에 성공했으며, 이번 주석직 겸임으로 2031년까지 베트남 정부를 대표하는 최고 권력을 확보하게 됐다.

베트남은 그간 서기장, 국가주석, 총리, 국회의장으로 구성된 이른바 ‘4대 기둥’을 중심으로 한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해왔다. 서기장과 주석을 동시에 맡은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전임자의 별세 등 과도기적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었다. 정상적인 지도부 선출 절차를 통해 두 직위를 동시에 확보한 것은 또 럼 서기장이 처음이라고 AFP는 전했다.

이번 권력 집중은 중국에서 공산당 총서기와 국가주석을 겸임하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유사한 구조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베트남 정치 체제가 집단지도에서 강력한 지도자 중심 체제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럼 서기장은 주석 취임 선서 후 연설에서 "서기장과 주석의 책임을 맡는 것은 매우 큰 영광이자 책임이며, 신성하고 고귀한 의무"라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최우선 과제는 평화와 안정 유지, 신속하고 지속 가능한 국가 발전 촉진, 국민 삶의 모든 측면 개선이라면서 이를 위해 과학·기술·혁신·디지털 전환을 주요 동력으로 하는 새로운 성장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권한 확대를 바탕으로 연 10% 수준의 고속 성장을 목표로 한 개혁 정책을 더욱 강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취임 이후 관료주의 타파와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 구축을 내세우며 중앙·지방 정부 개편을 단행했다.

중앙 정부 부처와 기관은 기존 30개에서 22개로 축소됐고, 광역 지방 행정구역도 63개에서 34개로 통폐합됐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 등 약 14만8000명이 해고되거나 조기 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1986년 '도이머이' 개혁 이후 최대 규모의 정부 개편으로 평가된다.

또한 남북 고속철도와 원자력발전소 건설 등 대형 인프라 사업도 추진 중이며, 이러한 성장 중심 정책은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40년 넘게 공안 분야에 몸담아온 또 럼 서기장의 권력 집중이 권위주의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의 최근 세계자유지수에서 베트남은 193개국 중 158위를 기록하며 '자유롭지 않은 국가'로 분류됐다.

싱가포르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의 레 홍 히엡 선임연구원은 "베트남 지도부가 합의 기반 집단 모델에서 강력한 지도자 중심 모델로 전환됐다"며 "권력 집중이 권위주의 심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정책을 더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베트남 국회는 이날 오후 신임 총리를 인준하며 차기 국가 최고지도부 구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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