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냐 삼촌' 대전…"LG아트센터표는 눈물 나는 코미디"

  • '헤다 가블러' 대전 이은 2차전

  • "같은 작품 서로 다르게 풀어내…좋은 일"

  • "툴툴거리면서도 책임 다하는 바냐, 이서진이 제격"

이현정 LG아트센터장왼쪽부터 손상규 연출 배우 이서진 고아성 양종욱 이화정 김수현이 7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바냐 삼촌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LG아트센터
이현정 LG아트센터장(왼쪽부터), 손상규 연출, 배우 이서진, 고아성, 양종욱, 이화정, 김수현이 7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바냐 삼촌'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LG아트센터]

LG아트센터와 국립극단이 이번 상반기 '바냐 삼촌'을 두고 맞붙는다. 지난해 '헤다 가블러' 대전에 이은 2차전이다.
 
LG아트센터표 ‘바냐 삼촌’ 연출을 맡은 손상규는 7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같은 상황에 대해 "같은 작품을 서로 다르게 풀어낸다는 점에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립극단과 LG아트센터가 비슷한 시기에 '헤다 가블러'를 무대에 올렸을 당시, 손 연출은 "재미있게 지켜봤다"고 한다. 그는 두 공연을 모두 관람한 뒤 "일부러라도 같은 작품을 함께 올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때만 해도 자신이 그 경쟁에 뛰어들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바냐 삼촌' 대전 소식이 전해진 뒤 주변에서 "괜찮냐"고 물었을 때 처음엔 별 생각 없었지만, 요즘은 묘한 '동지애'가 싹튼다. 그는 "그쪽도 열심히 하고 있도, 우리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응원하는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배우 이서진과 고아성이 7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바냐 삼촌 제작발표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LG아트센터
배우 이서진과 고아성이 7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바냐 삼촌 제작발표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LG아트센터]

물론 작품은 자신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한다. 19세기 러시아의 시골 영지를 배경으로 하는 원작과 달리, 이번 공연은 특정 시대나 장소에 갇히지 않는다. 관객들이 130년 전의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체호프의 텍스트에 오늘날의 감정과 언어를 불어넣었다. 배우 이서진이 바냐 역을, 고아성이 조카 소냐 역을 맡아 데뷔 이래 첫 연극 무대에 도전한다. 

특히 국립극단과는 배경 설정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고 손 연출은 강조했다. "국립극단은 배경을 한국으로 바꿨더군요. 우리는 그렇지 않거든요. 파격적이진 않더라도, 상쾌하고 무리 없이, 또 최대한 자유롭고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어요."

이현정 LG아트센터장 또한 국립극단이 같은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는 소식에 놀랐다. 그는 "저희 공연과 국립극단 공연을 이어 보면서 고전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비교해보면, 더욱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연출은 툴툴거리면서도 묵묵히 책임을 다하다 끝내 분노를 터뜨리는 바냐의 모습에서 자신의 아버지 모습이 겹쳤다. 또 예능에서 투덜대면서도 책임감 있게 임무를 완수하는 이서진의 캐릭터가 바냐 역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는 "아버지는 늦게까지 일하다 은퇴하셨다. 집안을 책임져야 했기에 '나는 여행 한 번 못가봤다'고 말씀하시곤 했다"며 "그런 삶을 누가 함부로 평가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이어 "'바냐 삼촌'을 보면 하고 싶었던 것을 하지 못한 데 대해 후회하고, 또 망신을 겪는다"며 "그렇다고 해서 이 사람이 잘못 살았다고 감히 얘기할 수 있겠냐"고 덧붙였다. 

손 연출은 나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듯, 사람 역시 최소한 자신의 삶에 대해서는 관대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가 이번 작품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위로를 전하고자 하는 이유다.

그는 최근 배우들이 '바냐 삼촌'을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털어놨다. 다만, 그에게 이 작품은 코미디다. 

"코미디지만, 슬픔과 감동도 함께 담아내고 싶어요. 관객들이 웃으면 좋겠어요. 길에서 젊은 연인이 서로를 노려보며 다투는 걸 본적이 있어요. 옆에서 보니 무척 재미있더군요. 당사자들은 아니겠지만."

공연은 5월 7일부터 31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시그니처 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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