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發 금융 타격] "고환율·고물가 공포"…금융사 '이중 압박' 현실화되나

  • 한국 물가 전망치 0.4%p↑…3월 평균 환율 1500원 육박

  • 금융권 부담…건전성·수익성 우려되는데 금리 더 오를듯

  • 금융지주, 중동사태 직후 비상경영체제…실시간 점검 중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도 고환율·고물가의 복합 충격이 가시화되고 있다.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뛰면서 물가를 자극하고 이는 기준금리 경로까지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 전반에 긴장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8곳이 제시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지난 2월 말 평균 2.0%에서 3월 말 2.4%로 0.4%포인트 높아졌다. 불과 한 달 사이 평균 전망치가 이 정도 상향 조정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은 석유 자원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에너지 가격 충격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점도 수입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되면 한국은행은 올 하반기 기준금리를 1~2회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을 높여 실물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와 은행의 건전성·수익성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고금리와 고물가가 동시에 지속되면 가계와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이 악화돼 연체율이 상승하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경기 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잠재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환율 상승은 금융지주와 은행의 위험가중자산(RWA) 증가로 이어져 보통주자본비율(CET1) 관리 부담을 키운다. 금융권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금융지주 보통주자본비율이 약 0.01~0.0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이를 방어하기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나 위험가중자산 관리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상승으로 조달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과 예금금리 경쟁 심화로 은행의 자금 조달 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반면 대출 수요는 고금리와 가계부채 관리 방안이 맞물려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지주의 이자이익 비중이 80%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순이자마진(NIM) 축소는 곧 순익 감소를 의미한다.

금융지주들은 중동 사태 발발 직후 비상 경영체제로 전환해 적극적으로 리스크 대응을 하고 있다. 환율 추이와 영향 점검을 실시간 체제로 전환했고, 외화예금 유동성 현황을 점검하는 등 외화 건전성 관리에도 집중하고 있다. 환율·증시 변동에 따라 고객들이 자산관리에 어려움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있다.

당초 수립했던 연간 경영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애초 올해 원·달러 환율이 평균 1410원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수립한 것인데 3월 평균 환율은 1492.5원으로 금융위기 이후 월간 기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 환경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되면서 기존 사업 전략 전반을 재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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