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교육부는 이제 환골탈태의 정신으로 개혁에 나서라 ③

  • -AI 시대, 이념을 넘어 실용으로 교육을 다시 세워야 한다

AI 시대의 도래는 교육의 본질을 다시 묻고 있다. 지식의 축적과 전달이 중심이던 산업화 시대의 교육은 이미 한계를 드러냈다. AI가 방대한 정보를 학습하고 분석하는 시대에 교육의 핵심은 더 이상 ‘무엇을 아는가’가 아니다. 이제는 ‘어떻게 사고하고, 무엇을 창조하는가’로 중심축이 이동했다. 인간 고유의 역량, 곧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 협업과 윤리적 판단이 교육의 본령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은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정책은 여전히 과거의 틀에 머물러 있고, 제도는 기득권 구조에 묶여 있다. 교육부는 규제와 관리 중심의 행정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미래 교육에 대한 전략적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교육 현장 또한 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응보다는 관성에 기대는 모습이 적지 않다. 일부 교원 집단이 교육 혁신보다 이념적 논쟁과 기득권 방어에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는 지적 역시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문제는 단순한 지체가 아니라 ‘방향 상실’이다. 지금의 교육은 여전히 시험과 점수 중심의 평가 체계에 갇혀 있다. 학생들은 질문하고 탐구하는 존재가 아니라, 정답을 빠르게 찾아내는 존재로 길러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AI 시대에 요구되는 창의적 인재가 나올 수 없다. 기술은 바뀌었지만 교육의 방식은 바뀌지 않은 채, 미래 인재를 과거의 틀로 재단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교육은 이념이 아니라 실용이다. 교육은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영역이다. 어느 진영의 논리도 교육의 본질을 대신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념적 구호가 아니라 현실을 바꾸는 실천적 접근이다. 교육 정책은 ‘누가 옳은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효과적인가’를 기준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이른바 실용주의적 접근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그 필요성이 입증되고 있다. 교육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장의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작동하는 해법을 찾아 과감하게 적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선언이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는 정책, 구호가 아니라 성과로 증명되는 개혁이 요구된다.
 
개혁의 방향은 명확하다.
 
첫째, 교육의 목표를 근본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 지식 전달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문제 해결과 창의적 사고 중심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교과의 경계를 넘는 융합 교육과 프로젝트 기반 학습이 일상화되어야 한다.
 
둘째, 교원의 역할을 재정의해야 한다. 교사는 더 이상 지식을 전달하는 존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학습을 설계하고 학생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코치이자 안내자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원 양성과 평가, 연수 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
 
셋째, 평가 체계를 혁신해야 한다. 점수와 서열 중심의 평가를 넘어 과정과 역량을 중시하는 평가로 전환해야 한다. 창의성과 협업 능력은 객관식 시험으로 측정할 수 없다. 평가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교육도 바뀌지 않는다.
 
넷째, 대학과 산업, 연구를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학습이 곧 사회적 가치 창출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실질적 협력 모델이 필요하다.
 
다섯째, 교육 정책 전반에서 이념적 대립을 배제하고 실용적 기준을 확립해야 한다. 교육은 어느 한쪽의 이익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미래를 위한 공공재다.
 
주역에는 “군자이자강불식(君子以自強不息)”이라 하여 스스로를 끊임없이 단련하는 정신을 말하고, 이어 “군자이후덕재물(君子以厚德載物)”이라 하여 두터운 덕으로 만물을 이롭게 함을 강조한다.
 
교육의 본령은 바로 이 두 축에 있다. 스스로를 강하게 단련하는 자강의 힘과, 그 성취를 사회와 타인에 환원하는 후덕의 가치가 함께 설 때 비로소 교육은 완성된다. 나아가 이러한 과정의 근간에는 자강자립, 곧 스스로 서고 스스로 책임지는 인간을 길러내는 정신이 놓여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교육은 이러한 균형을 잃고, 제도와 관성 속에 갇혀 있다면 그것은 이미 교육의 길을 벗어난 것이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다. AI 시대는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다. 지금처럼 과거의 틀과 이념의 울타리에 머문다면, 우리는 그 기회를 잃을 것이다. 그러나 과감한 개혁과 실용적 접근으로 방향을 전환한다면, 한국은 새로운 교육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이념의 교육을 끝내고, 미래의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 관성과 기득권을 내려놓고, 실용과 혁신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 출발점은 교육부의 환골탈태다. 지성은 물론 이성의 함양이라는 교육의 근간에 충실해야 함은 물론이다. 나아가 SAI(Spirituality centered AI) 시대의 도래에 대비해 도덕에 기반한 영성의 조기교육에 나서야 한다.

 
최교진 교육부장관이 19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2026년도 제1차 전국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최교진 교육부장관이 지난달 19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2026년도 제1차 전국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