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 고등교육은 두 개의 거대한 파도 앞에 서 있다. 하나는 학령인구의 급감이고, 다른 하나는 지방대학의 구조적 붕괴다. 이 두 흐름이 맞물리며 우리 교육의 토대는 이미 균열을 넘어 붕괴의 경계선에 서 있다. 그럼에도 교육 당국의 대응은 여전히 안이하고, 현장의 왜곡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드러난 외국인 유학생 관련 사태는 그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광주의 한 사립대학에서 중국인 유학생 100여 명이 허위 학력 서류로 편입학하고 비자를 받은 정황이 드러나 수사가 진행 중이다.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서류 위조가 아니다. 대학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통해 재정난을 돌파하려는 구조적 유혹, 그리고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교육 행정의 허술함이 결합된 결과다.
이미 지방대학은 생존의 벼랑 끝에 서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일부 대학은 폐교를 고민하거나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유학생은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재정의 수단’으로 전락했다. 실제로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25만 명을 넘어서며 대학 재정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이 흐름이 교육의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3+1 편입’과 같은 제도를 통해 1년 만에 학위를 부여하는 구조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교육의 질보다 숫자와 등록금 확보를 우선하는 왜곡된 유인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정책이 ‘우수 인재 유치’라는 명분과도 동떨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외국인 유학생 가운데 국내에 남아 취업하거나 진학하는 비율은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상당수는 학업을 마친 뒤 본국으로 돌아간다.
이는 현재의 유학생 정책이 국가 경쟁력 강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근본이 서지 않으면 도가 흔들린다”고 했다. 지금의 교육 정책이 바로 그러하다. 교육의 근본은 사람을 기르고, 지식을 쌓으며, 사회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데 있다. 그러나 현실의 정책은 대학을 ‘생존 경쟁의 시장’으로 몰아넣고, 학생을 ‘재정 보전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교육부는 더 이상 ‘사후 대응’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번 사안에서도 교육부는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로는 구조적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관리가 아니라 개혁이다. 그것도 땜질식이 아닌 근본적 체질 개선, 곧 환골탈태의 개혁이어야 한다.
개혁의 방향은 분명하다.
첫째, 지방대학 구조개혁을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한다. 정원 감축과 통폐합, 기능 재편을 통해 ‘살릴 대학과 정리할 대학’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고통을 회피하는 정책은 결국 더 큰 붕괴를 부른다.
둘째, 유학생 정책을 ‘양적 확대’에서 ‘질적 전환’으로 바꿔야 한다. 단순 등록금 확보가 아니라, 산업과 연계된 인재 유치와 정착 중심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유학생 30만 시대는 허상에 그칠 뿐이다.
셋째, 입학·학사·학위 과정 전반에 대한 국가 차원의 엄격한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교육은 국가의 근본이다. 학위의 신뢰가 무너지면 국가의 신뢰도 함께 무너진다.
넷째, 지방과 수도권의 교육 격차를 해소할 실질적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단순한 재정 지원이 아니라 산업·연구·인재가 결합된 지역 혁신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손자는 말한다. “이기지 못할 싸움은 애초에 시작하지 말라.” 지금의 지방대학 구조는 이미 지속가능하지 않다. 그럼에도 이를 유지하려는 정책은 패배를 미루는 것에 불과하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다. 지금의 위기는 단순한 대학의 위기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에 대한 경고다. 교육부가 지금과 같은 태도로 시간을 허비한다면, 지방대 소멸은 막을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다.
이제 결단해야 한다. 편법과 숫자의 교육이 아니라, 원칙과 품격의 교육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 출발점은 분명하다. 장관 이하 모든 교욱부 공직자와 교육부의 환골탈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