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의 산업 지형과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린 정장선 시장은 이제 스스로 정치의 마침표를 선택하며 임기 마지막까지 진심갈력(盡心竭力: 마음과 힘을 있는 대로 다 함)하고 있는 정장선 시장을 만났다. 그리고 그동안의 정치 여정(旅程)과 시장으로서 이뤄낸 성과, 재임 기간 소회 등을 들어봤다.
-먼저, 3선 국회의원으로, 그리고 2선 시장으로서 평택시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하지만 일찍이 6·3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역에서는 아직도 모종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큰데 아쉬움은 없나.
△정치를 하다 보면 시작도 중요하지만 언제 어떻게 마무리하느냐 하는 것이 오히려 시작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오래전부터 정치 활동을 30년쯤 되면 자연스럽게 마침표를 찍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점을 시민들께 말씀드린 바 있다. 이번 불출마 선언은 이를 실천에 옮긴 것이다.
-차기 평택시장뿐만 아니라 후배 정치인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종종 정치를 꿈꾸는 사람들이 조언을 구하기 위해 찾아오곤 한다. 이들에게 공통으로 하는 말은 '내가 왜 정치를 하려고 하는지, 그리고 나에게 정치는 무엇인지 질문하라'는 것이다. 치열하게 고민하며 이런 질문들에 명확한 답을 찾길 바란다. 그 해답을 찾고 정치를 시작하기로 했다면, 신뢰를 얻는 정치인이 되길 당부드린다.
정치인의 신뢰는 무엇보다 개인적인 욕심을 내려놓아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인은 늘 공공의 이익을 우선순위에 두고 움직여야 하며, 그 기준이 흔들리는 순간 시민들은 금방 알아챈다. 주변 사람들은 정치인의 말과 행동, 결정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지켜보고 있고, 그것이 결국 정치인의 진가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또한 시민들이 "정치가 정말로 우리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꿔주는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어떤 상황에서도 진심과 성실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 때로는 힘든 순간도 있겠지만, 그럴 때일수록 초심을 지키고 공공의 가치를 우선한 선택을 하길 부탁드린다.
-평택에는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도시를 만들기 위한 지금까지의 노력과 중장기 미래 비전과 핵심 전략은 무엇이었나.
△2023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국가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한 것이 분수령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생산 시설 용적률 한도가 기존보다 1.4배로 늘어났다. 반도체와 관련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하고 있다. 카이스트가 대표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반도체 관련 소부장 기업도 유치하며 반도체 생태계를 뿌리부터 강화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현재 반도체 관련 기업은 지역에 300여 개가 있으며, 현재 조성 중인 브레인시티산단과 제2첨단복합산단을 중심으로 소부장 기업을 추가로 유치하고 있다.
△우선 '평택지원특별법'을 제정했다. 정부와 협의를 거쳐 특별법을 제정했고, 이를 통해 평택에도 대기업 입주가 가능하도록 길을 열었다. 특별법에 따라 430만 평 규모의 산업용지 물량을 약속받았다. 물론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인허가 관련 특혜 논란 등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건설교통부와 치열한 협의를 이어가며 부지 문제를 풀어냈다.
그리고 2007년 어렵게 모든 합의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후 2010년 12월 경기도와 삼성전자의 업무협약 체결, 2012년 7월 고덕산업단지 분양계약, 2013년 5월 산단 조성 착수, 2015년 5월 평택캠퍼스 1라인이 착공됐다. 그리고 2017년 6월, 마침내 반도체 생산이 시작됐다.
-카이스트 캠퍼스 유치와 국제학교 설립 추진은 평택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평택의 교육환경 변화를 밝힌다면
△산업의 성장과 도시 개발이 이어지면서 평택의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흐름 속에서도 평택은 젊은 인구 유입이 활발하고, 출산율 또한 비교적 높은 도시로 꼽힌다. 그러나 교육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국 도시는 선택받기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할 핵심 기반이 카이스트 평택캠퍼스다. 브레인시티에 조성되는 글로벌 AI 반도체 혁신캠퍼스는 실시설계에 착수하며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인공지능 반도체와 피지컬 AI를 연구·실증하는 거점이자, 세계 수준의 인재를 길러내는 플랫폼으로 2029년 개교를 목표로 한다. 산업도시 평택에 연구와 고등교육의 축을 더하는 상징적 사업이다.
국제학교 유치도 중요한 전환점이다. 미국 애니 라이트 스쿨을 설립·운영 법인으로 선정해 K-12 통합 국제학교가 2028년에 설립될 예정이다. 지역 학생 우선 선발을 통해 평택 안에서 세계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여기에 군인자녀 연계형 자율형 공립고(가칭 송담고) 설립도 추진 중이다. 군인 자녀와 지역 학생이 함께 배우는 혁신 모델로, 교육 선택의 폭을 넓히게 된다. 이러한 카이스트와 국제학교, 자율형 공립고는 도시 성장에 걸맞은 교육의 핵심축이 될 것이다. 교육환경을 통해 평택의 정주여건이 더욱 확고해지길 기대한다.
△산업 성장과 도시 경쟁력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평택시는 반도체를 비롯한 제조업 분야에서 대규모 기업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요인이 중요한 첫째다. 실제로 최근 5년간 평택시의 청년 인구는 약 1만 4000명 이상 증가해 12%가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또 하나의 요인은 정주 환경의 변화다. 주거 환경과 생활 인프라가 빠르게 개선되며, 합계출산율 역시 1.02로 전국 평균과 경기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개선된 교육 환경도 또 다른 요인이다.
-시장 취임 이후 국제도시로서의 명성이 높아지고 있다. '도시외교' 때문으로 알고 있는데.
△평택시는 국제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와 오산공군기지, 2함대사령부 등 육·해·공군 핵심 전력이 모두 모여 있고, 동시에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를 보유한 도시다. 대규모 군사시설과 첨단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도시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이를 적극 알리기 위해 선택이 '도시 외교'다. 국제교류는 더 이상 중앙정부만의 영역이 아니다. 도시가 직접 세계 도시와 연결되고 신뢰를 쌓는 일은 곧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자매도시 네트워크가 활발한 도시일수록 외국인 직접투자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시민이 체감하는 교류도 강화했다. 국제문화주간을 통해 대사관과 함께 각국 문화를 소개했고, 국제아동미술교류전은 33개국이 참여하는 행사로 성장했다.
국제교류는 단기간에 성과가 드러나는 사업은 아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만남과 협력 속에서 쌓이는 신뢰는 도시의 보이지 않는 자산이 된다. 앞으로도 도시 외교를 통해 평택은 산업과 안보의 도시를 넘어, 세계와 연결된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길 바란다.
-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평택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숲 조성과 공원 확충 등 다양한 녹색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추진하게 된 배경과 그 성과는 무엇인가.
△평택시는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문제에 대응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도시 전반에 녹색 인프라를 확대하는 데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정책이 도시숲 조성 사업이다.
도시숲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를 흡수하고 도시열을 낮추는 역할을 하며, 시민들에게 쾌적한 생활 환경을 제공하는 중요한 기반이다. 평택시는 이러한 효과를 고려해 2019년부터 현재까지 약 900만 그루의 나무를 지역 전역에 식재했다.
평택시는 미세먼지 차단숲과 도시숲 분야에서 녹색도시 우수사례 최우수상을 받았고, 대한민국 조경대상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과 모범도시숲 인증 등 여러 평가에서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평택 바람길숲'은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산림청이 선정한 '걷기 좋은 도시숲 10선'에 포함되기도 했다.
공원 확충에도 적극적인 행정을 추진하며 총 15개 공원 조성에 착수했고, 현재 여러 공원이 시민들의 여가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 결과 도시공원은 2019년 298개에서 2025년 400개로 늘어났으며, 전체 공원 면적도 약 383만㎡에서 706만㎡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 2018년 민선 7기 평택시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도 미래 산업 육성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수소 산업이 대표적이다. 지난 임기 동안 수소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이었는데, 어떤 사업들이 진행됐는지...
△평택시는 수소의 생산과 가공, 유통, 활용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미래형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역에서 생산한 수소를 주택과 공공시설, 상업시설은 물론 교통과 물류 분야까지 폭넓게 활용하는 구조를 만들고, 동시에 수소 기술 연구·개발도 함께 추진하는 것이 목표다. 안정적인 공급 기반 마련을 위해 현재 하루 최대 7톤을 생산하는 수소생산기지가 운영 중이며, 올해에는 하루 15톤 규모의 생산시설이 추가로 준공될 예정이다.
2022년에는 국토교통부 수소도시 조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국비 210억 원을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교통·산업·주거 전반에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도시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생산된 수소는 배관망을 통해 공급되고, 연료전지를 통해 전기 에너지로 전환돼 도시 곳곳에서 활용된다.
대기오염 문제가 제기돼 온 평택항도 수소항만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부터 전국 최초로 수소교통복합기지를 운영 중이며, 현대차·기아·현대글로비스 등과 협력해 항만 물류 에너지를 수소로 전환하는 기반을 다지고 있다.앞으로 그린수소 도입과 생산까지 이루어지면, 평택은 탄소 배출 없는 친환경 항만이자 기업의 RE100을 지원하는 에너지 허브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전국적으로 인구 감소와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평택의 인구 구조가 비교적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은 산업 성장과 도시 경쟁력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평택시는 반도체를 비롯한 제조업 분야에서 대규모 기업 투자가 이어지고 있고, 산업단지 확장과 함께 양질의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산업 기반은 청년층의 유입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평택시의 청년 인구는 약 1만 4천 명 이상 증가해 12%가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과 경기도의 청년 인구가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또 하나의 요인은 정주 환경의 변화다. 고덕국제신도시 등 대규모 도시개발이 진행되면서 주거 환경과 생활 인프라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일자리와 주거가 함께 갖춰진 도시 환경은 젊은 세대가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가족을 꾸릴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평택시는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조혼인율 5.0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 합계출산율 역시 1.02로 전국 평균과 경기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결국 평택은 일자리, 정주 여건, 그리고 청년 인구 유입이 서로 연결되면서 혼인과 출산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시민에게 한마디.
△무엇보다도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린다. 제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제 개인의 힘이 아니라, 언제나 평택의 발전을 함께 꿈꾸며 믿어주고 응원해 주신 시민 여러분의 덕분이다. 때로는 어려운 순간도 있었지만, 시민 한 분 한 분의 격려와 신뢰가 저에게는 큰 힘이자 방향이 됐다.
2개월여 남은 기간 동안에도 평택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평택이 풀어내야 할 과제들을 끝까지 붙들고, 현재 진행되는 수많은 사업이 임기 이후에도 제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끝까지 살피겠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리며, 평택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소중한 제언을 들려주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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