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파손' 이종호 1심서 무죄…法, 교사범 아닌 공동정범 판단

  • 채상병 특별팀 기소 사건 첫 판결

  • 폐기 이행 차모씨는 벌금 300만원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지난해 10월 12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지난해 10월 12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신의 휴대전화를 파손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 측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날 선고는 채상병 특별검사팀(이명현 특별검사)이 기소한 사건에 대한 첫 법원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이현경 부장판사)는 2일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대표의 지시를 받아 휴대전화 파손·폐기를 이행한 차모씨에 대해서는 벌금 300만원이 선고됐다. 

앞서 이 전 대표와 차씨는 지난해 7월 15일 서울 서초구 잠원한강공원에서 휴대전화를 밟아 연기가 나도록 파손하는 등 증거를 없앤 혐의로 기소됐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과거 통화 내역 등이 증거로 확보될 것을 우려해 범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를 진행했다. 

특검팀은 결심공판에서 이 전 대표와 차씨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과 300만원을 구형했다. 

하지만 1심은 이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파손 행위를 공동으로 했기에 이 전 대표를 교사범이 아닌 공동정범으로 판단했고, 형사 사건에서 자신의 증거를 인멸하는 행위는 방어권을 위해 처벌할 수 없다는 원칙에 따라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사건 당시 이 전 대표는 특검법에 따른 수사 대상으로 형사 처벌될 가능성이 있었고, 이 전 대표도 이를 알고 있었다"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휴대전화를 파기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증거인멸 행위로 처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재판부는 차씨에 대해 이 전 대표가 특검팀의 주요 수사 대상인 것을 알고 있었고, 해당 휴대전화가 중요한 증거였음을 인식해 증거 인멸의 고의가 있다고 봤다. 

한편 특검팀은 지난해 11월 이 전 대표와 차씨에 대해 각각 벌금 500만원과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하지만 재판부가 정식 재판 회부를 결정해 심리가 이뤄졌다. 

이날 이 전 대표와 차씨에 대한 선고가 이뤄지며 채상병 특검팀이 기소한 사건에 대한 첫 1심 결론이 나왔다. 특검팀은 지난해 150일간의 수사 끝에 윤석열 전 대통령 등 33명을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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