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 "16만건 리포트 학습…AI로 투자자문 판 바꾼다"

  • 독립 리서치로 출발, 저평가 종목 발굴…2024년 투자자문사로 공식 전환

  • 오픈AI GPT계열 모델과 아마존 '크로노스' 결합해 자체 AI 모델 구축

  • 지난해 20억 규모 주식형 사모펀드 '엔라이튼AI' 출시하고 실전 투입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가 지난 3일 자사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리서치알음 제공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가 지난 3일 본사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리서치알음 제공]

리서치알음은 국내 유일한 독립 리서치법인이다. 올해로 창립 11년을 맞은 이 회사는 시장의 관심 밖에 있는 저평가 종목을 발굴해 보고서를 내는 것으로 나름 입지를 구축했다. 그런 리서치알음은 2024년 투자자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내로라하는 투자자문사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모델도 앞세웠다. 매니저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던 기존 자문업과 달리 확률과 통계에 기반한 계량 운용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러시처알음의 도전을 주도하는 최성환 대표를 최근 만났다. 최 대표는 "리서치 회사가 리포트를 판매하는 시대는 저물고 있다"며 "앞으로는 데이터를 축적하고 알고리즘을 고도화하는 회사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애널리스트 보고서 16만건을 학습한 AI 모델이 리서치알음의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독립 리서치에서 AI 자문사로
최 대표는 2007년 유화증권에서 애널리스트 커리어를 시작했다. 다날, 아프리카TV, 서울옥션 등 당시 시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던 중소형주를 선제적으로 발굴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그러나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구조적 한계도 체감했다. 기업과 관계, IB(투자은행) 부서와 이해관계 속에서 '매도(Sell)' 의견을 내는 일은 현실적으로 부담이 따랐다. 그는 "리서치의 핵심은 독립성인데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면 판단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2016년 독립 리서치 법인을 설립했다. 광고나 기업 수수료 없이 구독료만으로 운영하는 모델이었다. 월 9900원 유료 구독 서비스로 출발해 한때 회원을 2500명 이상 확보했고 코로나19 당시에는 월 매출 6000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계도 분명했다. 상승장에서는 가입자가 늘었지만 조정장이 시작되면 빠르게 이탈했다. 그는 "리포트가 소비재처럼 취급됐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매출이 크게 흔들리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단순 정보 판매를 넘어 실제 운용 성과로 승부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2024년 9월 말 금융위원회는 리서치알음이 금융감독원에 투자자문업자로 등록됐다고 공고했다. 독립 리서치로 출발한 회사가 제도권 투자자문사로 공식 전환한 순간이었다.
16만건 학습…애널리스트 성과 수치화
전환의 출발점은 데이터였다. 최 대표는 2020년부터 국내 애널리스트 보고서 16만건을 전수 분석했다. 단순 수익률 비교에 그치지 않고 추천 이후 시초가 갭 상승률, 당일 고점 상승률, 5거래일·25거래일 고점 도달률 등으로 세분화해 성과를 계량화했다.

그는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AlphaGo) 사례를 떠올렸다고 했다. "왜 하필 바둑이었을까를 생각해봤다"며 "바둑은 수백 년간 축적된 기보가 있는 정량화된 데이터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애널리스트 역시 언제 어떤 종목을 추천했는지와 이후 주가 흐름이 명확히 기록된다"며 "이런 데이터를 학습시키면 초과수익(알파)을 찾아낼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리서치알음은 오픈AI의 GPT 계열 모델과 아마존의 시계열 모델 '크로노스(Chronos)'를 결합해 자체 AI 모델 '랭크트레이드'를 구축했다. 보고서 문맥을 이해하는 언어모델과 실제 가격 흐름을 분석하는 시계열 모델을 함께 활용하는 구조다.

이 모델은 보고서의 표현 강도, 실적 추정 변경 여부, 리스크 언급 수준 등을 수치화한다. 여기에 과거 유사한 패턴에서 주가 흐름을 결합해 목표주가 도달 확률과 하방 리스크를 동시에 산출한다. 단순 적중 여부가 아닌 기댓값 중심의 판단 구조다.
20억원 AI 펀드 출범…실전 검증 돌입
모델은 이미 실전에 투입됐다. 리서치알음은 지난해 12월 20억원 규모의 AI 기반 주식형 사모펀드 '엔라이튼AI랭크트레이드 일반사모투자신탁 제1호'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트랙레코드 확보에 나섰다. 엔라이튼자산운용이 운용을 맡고 리서치알음의 AI 모델이 투자자문을 제공하는 구조다.

이 펀드는 과거 수년간 축적된 애널리스트 리포트 데이터와 보고서 발간 이후 실제 주가 흐름을 AI가 정밀 분석해 매매 전략에 반영한다. 기존 중장기 전망 중심 목표주가 산정 방식과 달리 발표 이후 시장에서 나타난 다양한 가격 반응 지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실제 성과가 우수했던 리포트를 선별해 투자에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플랫폼 확장도 병행하고 있다. DB증권의 AI 자산관리 서비스 '스윙스타'에 모델을 공급했으며 다른 증권사와도 협업을 논의 중이다. WM(자산관리) 채널과 로보어드바이저 영역까지 접점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주식 데이터까지 학습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국내 시장에서 트랙레코드를 확보한 뒤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단계적 전략이다. 내부적으로는 자문 자산(AUM)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 대표는 "16만건의 기록은 출발점일 뿐"이라며 "데이터가 쌓일수록 모델은 더 정교해지고 투자 판단의 오차는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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