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석의 이심戰심] 드론 시대에도 헬기는 죽지 않는다

  • 무용론 속에서도 진화하는 헬기 전력

LAH 저온 비행시험을 하고 있다사진KAI
소형무장헬기 미르온(LAH)이 저온 비행시험을 하고 있다.[사진=KAI]
육군 전력에서 헬기는 결코 빠질 수 없다. 공수 부대의 핵심 이동수단이자, 보병의 주요 위협 요소인 기갑 전력을 제압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과거 병력 수송에 국한되던 헬기는 베트남전을 계기로 중요성이 부각됐다. 기관총과 로켓을 장착한 UH-1이 등장하며 헬기는 육군의 주력 전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 속 베트남 하늘을 가득 메운 헬기 편대는 보병 전력에서 헬기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막강한 화력을 갖춘 미국 공격형 헬기 아파치는 '탱크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육군 전력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은 헬기 부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저가 드론이 전차와 장갑차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며 전장 판도를 흔들고 있어서다. 값비싼 공격 헬기 대신 가격 대비 효과가 좋은 드론이 전장을 지배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헬기 산업의 전망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살펴봤다.
수리온 이미지사진KAI
수리온 이미지.[사진=KAI]
◆국내 주력 헬기 수리온·미르온
육군 전력에서 헬기는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수송에 특화된 수리온(KUH-1)과 공격용 소형 무장 헬기 미르온(LAH)이다. 두 기종 모두 국산 기술로 개발된 육군의 주요 전력이다.

2024년부터 육군에 보급되기 시작한 공격용 헬기 미르온은 20㎜ 기관포와 공대지 유도탄, 무유도 로켓을 탑재한다. 2인승 구조로 기동성과 공격 임무에 최적화됐다. 근접항공지원, 병력 엄호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에어버스 헬리콥터스 H155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최신 사격통제 체계를 적용했다.

미르온이 공격에 초점을 맞췄다면 수리온(KUH-1)은 수송에 특화했다. 노후한 소형 공격 헬리콥터 500MD와 소형 기동 헬리콥터 UH-1H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첫 한국형 중형 기동 헬기다. 병력 13명을 수송할 수 있으며 7.62㎜ 기관총이 장착됐다. 2012년부터 육군에 보급돼 현재 200여대가 운영되고 있다.

수리온과 미르온을 주력 생산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은 회전익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지난해 3분기 기준 회전익 매출은 2695억44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12.3%를 차지했다. 지난 2024년에는 수리온이 이라크에 수출됐고, 방글라데시 공격형 헬기 수주전에도 참여하는 등 해외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해병대 특수수색여단 장병들이 지난 14일 특정 지역으로의 침투 훈련 간 목표물 타격을 위한 FPV 드론을 운용하고 있다 사진해병대
해병대 특수수색여단 장병들이 지난 14일 특정 지역으로의 침투 훈련 간 목표물 타격을 위한 FPV 드론을 운용하고 있다. [사진=해병대]
◆헬기 전력 무용론과 반론
잘나가던 헬기 산업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드론이 부상하면서 과도기에 접어들었다. 전면 카메라를 장착한 저가 FPV(일인칭시점) 드론이 보병은 물론 기갑전력에도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게 됐다. 군집 운용이 가능하고 비용 대비 효율이 높아 전투 현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이에 육군은 드론 전문 인력 양성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드론이 핵심 전력으로 부상하면서 국내 일부에서도 헬기 무용론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업계는 드론이 헬기 시장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헬기 고유의 임무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한 관계자는 "드론은 비용 대비 효율이 높은 것은 맞지만 통신 기반 체계인 만큼 전자기 펄스(EMP) 등 전자 공격에 취약하다"며 "병력 수송, 공중 강습, 전장 지휘·통제 등 복합 임무 수행 능력에서 헬기가 우위에 있다"고 했다.

방산업 최대 선진국인 미국은 헬기 현대화를 멈추지 않고 있다. 주력 헬기인 아파치와 블랙호크의 성능 개량을 추진하고, 조종석 자동화와 무인 운용 실험을 병행하고 있다. 록히드마틴과 벨이 개발 중인 V-280 밸러는 미 육군 차세대 헬기로 주목받고 있다. V-280은 수직이착륙 단계에서는 회전익처럼 이륙하고, 순항 시에는 로터를 전방으로 기울여 직선 날개가 양력을 담당하는 틸트로터 구조를 갖췄다.

국내 헬기 전력 육성을 위해선 유·무인 복합체계(MUM-T)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공격 헬리콥터와 드론의 미래' 세미나에서는 공격형 헬기(아파치)를 유·무인 복합체계로 운영 시 적군 치명성 91%, 아군 생존성 83%로 단독 운영(적군 치명성 56%·아군 생존성 54%)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산학과 교수는 "유인 헬기 단독 운용에서 벗어나 무인기와 결합하는 유·무인 복합 체계로 가는 것이 큰 방향"이라며 "병력 감소와 전문 인력 확보 문제를 고려할 땐 단계적 무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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