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기반 금융사기가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피해자를 협박해 계좌이체를 유도하는 방식도 방식도 이제는 ‘고전적인’ 수법이다. 최근에는 허위의 가상자산거래소를 만들어 실제 수익이 발생하고 있는 것처럼 꾸미거나 인공지능(AI)으로 실제 가족인 것처럼 목소리를 꾸며 피해자를 기망하는 행위도 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기 범죄 수법은 발전하고 있지만 그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아 충분한 관심을 통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사기범들은 피해자가 가짜 사이트에 접속하거나 위조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한다는 게 핵심이다. 단순히 계좌이체를 요구하는 게 아니라, 실제 투자 플랫폼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신뢰를 확보한 뒤 자금을 빼내는 수법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원금 13배 수익 보장”…사이트 ‘가짜’였다
30대 여성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투자 제안을 받았다. 5000만원을 가상자산에 투자하면 원금의 13배 수익을 보장해준다며 소개받은 사이트에 접속하자 그럴듯한 거래소 화면이 나타났다.
그가 구매한 코인은 상승곡선을 이루며 수익을 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사기범들은 추가로 투자하면 더 큰 수익을 볼 수 있다며 매번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로 입금할 것을 유도했다. A씨가 총 8차례에 걸쳐 총 1억1500만원을 송금한 뒤 사기임을 깨달았을 땐 이미 사이트가 폐쇄된 뒤였다.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리는 각종 정부 지원책도 범죄 소재가 된다. B씨는 민생지원금을 신청하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에 포함된 인터넷 주소(URL)에 접속했다. 이후 공공기관과 유사한 디자인의 사이트에 카드 정보를 입력했고,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결제를 막을 수 없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와 같은 사례를 통해 발견된 금융사기의 구조적 변화를 주목한다. 범죄 조직이 플랫폼을 직접 구축해 운영하고, 피해자가 실제 투자에 참여하는 것처럼 꾸며 자발적인 자금 이체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SNS·메신저 등 디지털 생태계와 결합해 확산 속도가 빠르다는 것도 새로운 특징 중 하나다.
“100% 사기” 경고 수위 높인 금융당국…URL 클릭 신중해야
금융사기 진화 속도가 빨라지자 금융당국도 덩달아 바빠지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올해 들어서만 총 7차례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지난 12일에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와 관련한 보상금 지급을 발표하자 악성 앱 URL이 포함된 메시지를 보내는 금융사기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융당국은 당시 URL 링크가 포함된 메시지는 ‘100%’ 사기라고 강조했다.
지난해에는 총 28건의 소비자경보가 내려졌다. 대표적인 소비자경보가 작년 7월 외국인 연인을 빙자해 가상자산 투자를 권유하는 사기에 대한 소비자경보 ‘주의’ 단계다. 당시 금융당국 측은 소비자경보를 발령하면서 “외국인 여자친구의 달콤한 코인 투자 권유는 100% 사기”라는 다소 파격적인 경고를 통해 경각심을 심어주기도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시 그 문구의 초안은 ‘99%’였지만 검토 과정에서 ‘100%’로 문구를 바꿨다”며 “금융소비자들이 ‘나는 1%에 속할 것’이라고 착각할 여지도 주지 말아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 ‘금융사기 예방 리포트’ 발간…“개인 명의 계좌는 의심해야”
[사진=토스뱅크]
금융권에서도 금융사기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자체적으로 ‘금융사기 예방 리포트’를 배포해 실제 금융사기 사례를 소개하며 금융소비자들의 경각심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두 번째 보고서에서는 정교하게 제작된 가짜 거래소를 통해 피해자의 눈을 속이고 대포통장을 통해 자금을 세탁하는 수법이 소개됐다. 실제 존재하는 해외 거래소나 AI 기업인 것처럼 위장한 사이트나 앱을 만들어 피해자가 직접 수익률을 확인하게 만들어 피해자의 판단력을 마비시킨다는 것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화면 속 수익률이 아무리 높아도 입금하려는 계좌가 해당 거래소의 공식 법인 계좌가 아닌 개인 명의거나 매번 다른 이름의 계좌를 알려준다면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며 “검증되지 않은 URL과 초대코드는 가짜일 확률이 매우 커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