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불법 개인정보 취득자도 처리자로 인정

  •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40대 징역 1년 확정

  • "처리자에서 제외한다면 피해자 보호에 공백 생겨"

대법원 사진연합뉴스
대법원 [사진=연합뉴스]


불법으로 유통되는 개인정보를 취득해 자신의 사업 등에 활용했다면 비록 그 취득 과정이 위법하더라도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이는 불법 취득자를 처벌 대상에서 제외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피해자 보호의 공백을 막겠다는 취지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최근 도박공간 개설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40대 이모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24년 도박사이트를 개설하면서 타 사이트 회원 790여명의 이름, 계좌번호, 휴대전화 번호 등을 불법으로 넘겨받았다. 그는 사이트의 입출금 및 게임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점검하기 위해 해당 정보를 이용해 회원으로 무단 가입시키는 등 사이트 운영에 활용했다.

또한 공범은 불특정 다수 회원이 베팅할 돈을 입금해 게임머니를 충전하고, 베팅의 결과로 딴 돈을 출금할 수 있던 사이트를 개설하려 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결국 검찰은 이씨를 도박공간 개설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재판에서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정보를 얻은 이씨를 개인정보보호법상의 '개인정보처리자'로 볼 수 있느냐가 쟁점으로 작용했다. 이씨 측은 "정보를 불법으로 취득했으므로 법이 규정한 공식적인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이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이씨를 처리자가 아닌 취급자로 판단해 '권한 없는 이용' 혐의만을 적용했다.

2심도 징역 1년을 유지했지만 1심과는 달리 이씨를 개인정보를 직접 운용하는 주체인 '개인정보처리자'로 보고 정당한 권한 없는 이용에 의한 위반죄(개인정보보호법 71조 10호)만 적용했다.

대법원 역시 2심 판단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했더라도 업무상 목적으로 개인정보 파일을 운용했다면 개인정보 처리자로 봐야 한다"고 명시했다.

특히 "불법 취득자라는 이유로 이들을 처리자에서 제외한다면, 개인정보 보호라는 법 취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 보호에도 심각한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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