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도의 해 질 녘이면 바닷바람이 천연 잔디를 훑고 지나간다. 그 위로 붉은 노을이 내려앉을 즈음, 시대를 건너온 청춘의 사운드가 일렁이기 시작한다.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이 오는 5월 30~31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두 번째 '아시안 팝 페스티벌 2026(아팝페)'의 막을 올린다.
올해는 예년보다 한 달 앞당겨 초여름에 개최한다. 장마를 피하기 위한 선택이기도 하지만, 청명한 날씨 속에서 음악과 휴식을 동시에 누리는 '뮤캉스(뮤직+호캉스)'를 완성하려는 세심한 배려이기도 하다. 최근 대형 아레나 공연이 잇따르며 '아시아의 새로운 음악섬'으로 부상한 영종도. 아팝페는 그 중심에서 휴양지의 안락함과 동시대 아시아 음악의 세련된 취향을 결합한, 국내 어디서도 찾기 어려운 페스티벌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이번 라인업의 핵심은 단순한 화제성이 아니라 대중음악사의 맥락을 예리하게 짚어낸 큐레이션에 있다. 그 중심에 오누키 타에코(Onuki Taeko)가 있다. 음악 인생 50여 년 만에 성사된 첫 내한이다.
1970년대, 오누키는 야마시타 타츠로와 함께 '슈가 베이브'를 결성했다. 단 한 장의 앨범 《Songs》(1975)를 남기고 해체한 이 밴드는,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전설이 되었다. 단조 중심의 가요(歌謠曲) 시대를 끝내고 J-팝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이 앨범은 지금도 글로벌 시티팝의 '성전(Bible)'으로 추앙받는다. 오누키는 또한 故 사카모토 류이치의 데뷔 시절부터 생의 마지막까지 음악적 여정을 함께한 평생의 동료이기도 하다. 시티팝의 원형이 뿜어내는 우아한 숨결을 한국 땅에서 직접 확인하는 경이로운 시간이 될 것이다.
◆거장의 묵직함, 신예들의 약동
한국 대중음악의 굵직한 이름들도 영종도의 밤을 채운다. 지난 1월 10년 만의 새 싱글 'Seventy'를 발표하며 세대를 초월한 청춘을 노래한 김창완이 밴드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90년대 한국 록 씬에 그런지 사운드를 독창적으로 이식했던 노이즈가든은 1집 발매 30주년 기념 무대를 펼친다. 윤병주의 거친 기타 리프가 변치 않는 록 스피릿을 다시 불러낼 것이다.
15년 만에 내한하는 일본 인디록의 자존심 쿠루리(Quruli), 천재적인 음악적 감각으로 주목받는 하세가와 하쿠시(Hasegawa Hakushi)가 무대의 밀도를 높인다. 여기에 한국의 리도어, 태국의 욘라파(YONLAPA), 대만의 인디 힙합 아이콘 썸쉿(Someshiit)까지, 아시아 전역의 현재형 아티스트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피치트럭하이재커스, 우희준, 라쿠네라마, 추다혜차지스 등 신진 주자들과 크라잉넛, 브로콜리너마저 같은 베테랑들이 거장과 신예 사이를 탄탄하게 잇는다.
◆"아팝페로 피크닉 가자"…느슨한 낭만의 축제
아팝페가 여느 페스티벌과 다른 이유는 '공간이 주는 쾌적함'에 있다. 5성급 리조트의 노하우로 관리된 잔디광장 '컬처파크'에서는 여유로운 피크닉이 펼쳐지고, 프리미엄 클럽 '크로마'와 라이브 뮤직 라운지 바 '루빅', 실내 멀티 베뉴 '스튜디오 파라다이스'에서는 입체적인 사운드가 관객을 감싼다. 지난해 관객들이 "쾌적한 페스티벌의 정석"이라고 입을 모은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리조트의 인프라를 활용한 혜택도 축제의 만족도를 끌어올린다. 2일권 구매자에게는 스파 시설 '씨메르' 심야 운영 특별가 혜택이 주어지고, 실내 광장 '플라자'에서는 식음료(F&B) 10% 할인이 제공된다. 앞서 진행된 블라인드 및 얼리버드 티켓은 단 5분 만에 매진됐다. 현재 NOL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일반 예매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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