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향기가 온몸으로…선재 스님 "음식은 약"

  •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사찰음식 미디어 초청행사

  • 선재 스님 잣국수 시연…"생각 바뀌어야 입맛 바뀌어"

  • "자연의 생명 배려한 식재료"

  • '우리 것' 강조…"우리 문화 지켜야"

선재 스님 사진한국불교문화사업단
선재 스님이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열린 '사찰음식 미디어 초청행사'에서 '승소 잣국수'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한국불교문화사업단]

동글동글 빚은 옹심이를 베어 물자, 상쾌한 오이 향이 입안 가득 번졌다. 미세먼지로 칼칼해진 목과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몸에 초록빛 활기가 돌았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에서 안성재 셰프가 극찬한 선재 스님의 잣국수를 직접 만들어보고 맛보는 체험 행사가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열렸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마련한 이날 행사에서는 사찰음식을 대중에 알린 선재 스님이 '승소 잣국수'를 만드는 법을 시연했다. 선재 스님은 팬에 노릇하게 볶은 잣을 정성껏 다져, 물과 함께 갈아 국물을 냈다. 데친 애호박과 시금치를 갈아 넣은 밀가루 반죽으로 고운 면을 뽑고, 갈아낸 오이를 더해 동글동글한 귀여운 옹심이를 빚었다. 여기에 오이와 참외는 얇게 썰어 소금에 살짝 절여 고명으로 올렸다. 
 
선재 스님이 만든 승소 잣국수 사진한국불교문화사업단
선재 스님이 만든 승소 잣국수 [사진=한국불교문화사업단]

승소(僧笑). 스님을 미소 짓게 할 만큼 맛있다는 '승소 잣국수'는 재료 본연의 향과 색감이 모두 살아 있었다. 잣 향에 상쾌한 오이와 참외의 향이 더해져, 담백하면서도 산뜻했다. 은은한 향이 입맛을 돋웠다. 

이날 체험 행사에 참여한 기자들은 4~5명씩 4개 팀으로 나뉘어 선재 스님의 레시피에 따라 국수를 만들었다. 면을 뽑고, 옹심이를 빚는 등 모두 정성을 다했다. 

선재 스님은 "음식은 곧 약"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음식을 만들 때 '누가 먹을 것인가'를 가장 어려운 점으로 꼽는 이유다. "그 사람한테 맞는, 약이 되는 음식을 만들어야 해요. 경전은 모든 음식이 약이라고 했죠. 보통 양념을 조미료라고 하지만, 불교에서는 맛 더하기 약의 개념을 갖고 있어요. 입에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입에 맞으면서도 그 사람 몸에 좋은 음식을 해야된다는거죠."

생각, 입맛, 몸은 모두 연결돼 있다. "생각이 바뀌어야 입맛이 바뀌어요. 입맛이 바뀌면 내 몸이 바뀌고요. 음식을 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그 음식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해야해요."

선재 스님이 해준 밥을 먹기 위해서는 식사 시간보다 1~2시간 전에 스님을 방문해야 하는 배경이다. "같이 음식을 만들어야 해요. 음식에 무엇을 넣었는지 알아야 음식의 소중함도 알죠."  
 
식재료 역시 불교의 생명관에 준해야 한다. “땅을 더럽히고 물을 더럽히고 공기를 더럽히는 식재료가 아닌, 자연의 생명을 배려하는 식재료를 먹어야 건강해질 수 있어요. 방아, 자소 등 너무 좋은 식재료를 우리는 몰라도 너무 몰라요. 방아는 된장찌개에 넣으면 굉장히 달고 맛있죠. 아이들한테 이를 알려줘야 해요.” 

선재 스님은 '우리 것'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아이들이 장을 담그는 법도, 김치를 담그는 법도 모른다면 우리 문화는 사라질거예요. 그러면 우리 DNA까지 바뀔 수밖에 없죠. 우리 문화를 지키는 일을 해야 해요."

한편, 조계종은 사찰음식을 알리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날 행사를 찾은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일화 스님은 "최근 사찰 음식이 미디어를 통해 하나의 중요한 문화현상으로 주목 받고 있어 뜻깊다"며 "사업단은 프랑스, 영국 등 여러 국가와 협력해 사찰음식 세계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일화스님 사진한국불교문화사업단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일화스님은 26일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열린 '사찰음식 미디어 초청행사'에서 "사찰음식 세계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한국불교문화사업단]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