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만해협 긴장 고조시 中 지지…대만은 중국의 일부"

"어떤 형태의 대만 독립에도 반대…中 주권·영토 보전 수호할 권리가 있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사진=AP·연합뉴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대만해협에서 긴장이 고조될 경우 러시아가 중국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28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인터뷰에서 "대만해협에서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과 관련, 2001년 7월 16일 중국과 체결한 선린우호협력조약에 대응 절차가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 통합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는 데에 있어 상호 지원하는 것이 이 조약의 기본 원칙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이 언급한 선린우호협력조약은 2001년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이 서명한 것이다. 이후 2021년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 조약을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대만 사안에 대한 러시아의 원칙적 입장은 잘 알려져 있고 변함이 없으며, 최고위급에서 여러 차례 재확인됐다"며 "러시아는 대만을 중국의 불가분한 일부로 인정하며, 어떤 형태의 대만 독립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대만 사안을 중국 내정 문제로 생각하며, 중국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최근 국제사회에서 대만 문제가 거론되는 방식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 대만 문제가 현실과 동떨어지거나 사실을 왜곡하는 방식으로 활발히 거론된다"며 "여러 나라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면서도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사실상 중국의 국가통일이라는 원칙에 반대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은 대만에 고가의 무기를 시장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현재 대만은 중국에 대한 군사전략적 억지력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이는 서방이 대만의 자금과 기술을 통해 이득을 얻으려는 의도와도 관련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18일 대만에 대해 111억540만 달러(약 16조4000억원) 규모의 무기 판매를 승인한 것과 맞물려 중국의 입장을 옹호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이에 대응해 지난 26일 노스롭그루먼, L3해리스 해양 부문, 보잉 세인트루이스 지사, 깁스앤콕스, 어드밴스드어쿠스틱콘셉츠 등 미국 군수기업 20곳과 경영진 10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한편 라브로프 장관은 일본을 향해서도 경고 메시지를 냈다. 근 "최근 일본 지도부가 군사력 증강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런 접근법은 지역 안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명백하며, 일본은 성급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모든 요소를 신중히 고려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달 7일 '대만 유사시'가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중국과 일본 간 긴장이 고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