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해지는 법을 피함으로써 오히려 행복해질 수 있다'는 문장은 아서 C. 브룩스의 저서 <우리가 결정한 행복>에 등장한다. 우리는 다가올지 모를 불행을 적극적으로 피하기 위해 지난해 주식시장을 되돌아보고 다가오는 2026년을 대비해야 한다.
올해 국내 증시 특징을 살펴보면 지난해 부진을 씻어낼 만큼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연초 대비 약 16% 상승한 미국 증시 성과를 넘어설 정도로 국내는 강한 흐름을 보였다. 올해 초 2398포인트에서 출발해 4167포인트까지 올라서며 연초 대비 73.7% 상승했다. 이처럼 시장 진입과 이탈 타이밍을 맞춘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단기적인 판단보다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주식시장에 머무는 전략이 필요하다. 결국 장기 투자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는 이유다.
S&P500 지수 비중의 약 35%를 차지하는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 Seven,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테슬라·메타)'의 주가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약 21%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약 67% 상승한 것에 비하면 다소 덜 오른 수치지만, 2년 연속 탁월한 성과를 기록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들 기업 중 최소 4곳 이상이 인공지능(AI)과 직접 연관 있거나, AI를 활용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를 운용했던 전설적인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당신이 가장 먼저일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단 하나, 시대가 바뀔 때 그 파도를 인정하고, 변화를 정확히 인식한 뒤 포지션을 잡는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대비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시장 변동성은 향후 매그니피센트7 기업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올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세 차례 금리 인하에도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과거보다 빈번하게 거론되는 ‘AI 버블론’ 같은 이슈가 예기치 못한 사건과 결합될 경우 높아진 투자자의 실적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환경에서 실적 발표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매그니피센트7 주가는 하락 방향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또 AI 밸류체인과 반도체 생산체인에 속한 국내 기업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조정 국면이 올 때마다 AI 변화를 이끌거나, 수혜를 받는 자산을 매도하기보다는 오히려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미 우리는 AI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 몸을 맡겼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거품 구간에 진입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기대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는 상황에서 하락 초기에 충분한 분석 없이 해당 밸류체인 자산을 한꺼번에 매수하는 실수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장기적인 큰 흐름 속에서 ‘해자(垓子·Moat)’를 보유한 기업은 어디이고, 구조적 경쟁 우위를 갖춘 산업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어떤 자산이 옥석인지 가려내는 과정이 중요하다.
내년에도 국내외 시장에서 급격한 조정이 나타나면 개인퇴직연금(IRP)이나 연금저축 계좌를 활용해 장기적으로 우량자산을 취득하는 전략을 고려해 볼만하다. 이러한 연금계좌는 연금으로 인출하기 전까지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고, 계좌 내에서 자산을 매도해 실현한 이익이나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배당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도 적용된다. 이러한 세제 혜택을 연금계좌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전문가와 상담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미국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국내 증시는 강달러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며 올해와 같은 높은 성장률을 이어가기 어려울 수 있다. 만약 주가가 박스권에 머물거나 조정 국면에 진입하면 단순한 인덱스형이나 전통적인 롱포지션 상품보다는 커버드콜 전략이나 절대수익추구형 상품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또한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기 위한 적립식 투자 등 다양한 전략을 활용해 자신의 자산군과 투자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 조정을 고민해 봐야 한다.
자산 배분 관점에서 볼 때 특정 상황이 펼쳐질 경우 극단으로 움직일 확률을 차분하게 가정해 보는 태도도 중요하다. 시간의 지평을 더 길게 설정하고, 최대 손실 가능성을 사전에 분석하는 것이 해당 자산을 보유할지 혹은 추가 매수에 나설지 결정하는 데 더 현명한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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