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 4차 발사(11월 27일)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발사는 발사 주체가 정부에서 민간으로 이양되는 첫 단계로 성공 시 향후 민간기업이 우주산업을 주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K-방산'이 국가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방산기업들이 우주 산업에서도 수출 활로를 개척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누리호는 오는 27일 오전 0시 54분부터 1시 14분 사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네 번째 비행에 나선다. 지난 3차 발사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민간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항우연에서 기술을 이전받아 발사체 개발부터 조립까지 제작 전 과정을 주도했다. 민간이 주도한 첫 발사체라는 점에서 업계가 거는 기대감이 크다.
4차 발사는 시간대·탑재체 구성·무게 등 다양한 측면에서 3차 발사와 확연히 달라졌다. 3차 발사에는 차세대 소형 위성 2호와 큐브위성 7기가 실렸지만 이번에는 중형 위성 3호와 기업, 연구기관 등에서 제작한 큐브위성 12기가 실린다. 탑재 위성이 늘어난 만큼 중량도 960㎏으로 3차(500㎏)보다 대폭 늘었다. 위성 탑재의 확장성과 유연성을 보완하기 위해 발사체 상단에서 위성을 연결하는 어댑터 구조를 새롭게 설계했고 소음 저감 기술을 장착하는 한편 카메라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상단 카메라를 기존 1대에서 3대로 늘렸다.
사업 총대를 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두원중공업, 스페이스린텍, 한컴인스페이스 등 300여 개 민간기업과 '우주 대항해 시대'를 열기 위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이번 발사를 시작으로 내년 여름에 예정된 5차, 2027년 6차 발사까지 이어지는 반복 운용을 통해 누리호 기술 민간 이양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4~6차 발사에서 기술과 노하우를 습득해 우주 산업 민간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각오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컴퍼니에 따르면 전 세계 우주산업시장 규모는 2023년 6000억 달러에서 2035년에는 2조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주시장이 개화하기 위해선 사람·화물 수송을 위한 발사체 밸류체인 구축이 필수적이다. 건강한 제조·발사 생태계 구축을 통해 기업이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높은 수송 능력과 저비용의 장점을 갖춘 다양한 발사체가 개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버진갤럭틱 등 글로벌 우주기업들은 수십 차례 쌓은 발사체 경험을 토대로 t당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 우주 탐사·비행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방산업계는 이번 성과를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이 민간으로 이동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발사에 성공한다면 K-방산의 새로운 수출 먹거리가 될 수도 있다. 한국 방산의 강점인 가성비 전략이 '쩐의 전쟁'인 우주 발사체 시장에서도 충분히 두각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누리호 4차 발사가 있는 올해는 민간 우주경제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면서 "한화에어로를 필두로 한 수백 개 방산 강소기업들이 우주시대를 열기 위해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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