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美위협에 "최악 대비" 군사훈련 돌입...'정권 결집' 목적

  • 민간인까지 동원한 '전국 통합 방어구역' 활성화...마두로 정권 위기에 대응

군사 훈련 받은 베네수엘라 민병대 조직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군사 훈련을 받은 베네수엘라 민병대 조직.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베네수엘라가 마약 카르텔 단속을 명분으로 한 미국의 군사적 압박이 거세지자 전국적인 방위 구역을 구축하고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마두로 정권은 이번 조치가 '방어 목적'이라고 강조했지만 내부 불안을 통제하고 민심을 결집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FP통신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인디펜던스 200'이라는 이름의 군사훈련을 아침부터 바리나스, 포르투게사, 코헤데스, 과리코 등 4개 주(州)에서 실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마두로 대통령은 "전국에 통합 방어 구역이 활성화돼 운영 중"이라며 "27가지 기본 방어 임무와 함께 구역 구축을 완료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조치는 미국의 위협이 점차 커지는 것에 대한 방어적 성격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최근 마약 밀매 차단을 명분으로 카리브해 일대에서 베네수엘라의 '마약 운반선'을 잇따라 격침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선박을 공격해 6명을 사살했고 다음날에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베네수엘라 내 비밀 작전 수행을 승인한 데 이어 카리브해 인근에 공군 B-52 전략폭격기 등 군 자산까지 집결시켰다.

이에 맞서 베네수엘라는 카리브해 연안에 병력을 배치했으며 베네수엘라 국영 방송은 민병대 군사 훈련 장면을 방영하는 등 대응 강도를 높였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베네수엘라 국방부 장관은 지난 8일 시민들에게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며 실질적인 충돌 가능성을 경고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의 이번 조치가 실질적인 국방력 강화보다는 정권 유지와 내부 결속을 위한 정치적 행보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표면적으로는 카리브해에서 활동하는 마약 밀매 조직을 겨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마두로 대통령의 축출을 압박하고 있는 만큼 마두로 정권이 이를 명분으로 국민 결집을 꾀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남미 연구 단체인 CRIES의 안드레이 폰테 회장은 뉴욕타임스(NYT)에 베네수엘라가 상당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의 재래식 군사력에 저항할 수는 없다며 "방어보단 내부 불안정이나 갈등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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