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룸] 도쿄 도심, 쥐 출몰 급증…관광객 "충격적인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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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가 생성한 이미지]
일본 도쿄에서 쥐 출몰이 급증하며 도시 위생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도쿄도 보건의료국 통계에 따르면 도쿄의 2023년 쥐 관련 상담은 7726건으로, 전년(2022년) 6399건에서 크게 늘었다.

신주쿠·시부야·지요다 등 번화가가 가장 심각하다. 음식점 주변 쓰레기봉투가 뜯기거나, 하수구와 골목을 활보하는 쥐 무리가 잇따라 목격된다. 후지뉴스네트워크(FNN)는 “낮에도 쥐가 등장할 정도로 개체 수가 폭증했다”며 지요다구의 쥐 사체 수거 건수가 2022년 154건에서 2023년 333건으로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음식점 영업 재개로 음식물 쓰레기가 급격히 늘어난 점을 주요 원인으로 본다. 팬데믹 시기엔 긴급사태 선언으로 음식점이 문을 닫으며 쥐 개체 수가 줄었지만, 규제가 풀리자 다시 급속히 번식했다. 도심의 하수구 쥐는 밤마다 음식점 주변을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고 하수관을 따라 이동하는 등 적응력이 뛰어나다.

고령화로 인한 주택 관리 부실도 쥐 확산의 원인으로 꼽힌다. 노인 1인 가구가 늘면서 청결 유지가 어려워지고 일부 고령자 주택은 ‘쓰레기 집’으로 변해 쥐의 은신처가 된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85세 이상 단독 가구가 2020년 147만 세대에서 2040년 289만 세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며 장기적으로 피해가 더 커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신주쿠에서 쥐에 물려 치료 받은 관광객 사진인스타그램 yogitutty 캡처
신주쿠에서 쥐에 물려 치료 받은 관광객 [사진=인스타그램 'yogitutty' 캡처]
쥐 피해는 위생을 넘어 안전 문제로 번지고 있다. 이달 9일 아랍에미리트 국적의 여성 관광객이 신주쿠 거리에서 쥐에 발을 물린 영상이 SNS에 공개돼 논란이 됐다. 그는 “신주쿠와 시부야는 쥐로 가득했다”며 “도쿄의 밤은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도쿄도는 시민들에게 쥐 발견 시 즉시 신고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방치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쥐는 학습 능력이 높아 덫에 다시 걸리지 않기 때문에 개인이 완전히 퇴치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먹이원을 차단하고 침입 경로를 봉쇄하는 것이 근본 대책”이라며 “조기 신고와 전문 방역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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