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외면하는 트럼프...시진핑 "온실가스 감축하겠다"

  • 유엔 기후회의서 탄소저감 구체적 목표 제시

  • 트럼프 '녹색사기' 발언엔 "시대 흐름 역행"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기후정상회의에서 화상 연설하고 있다 AP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기후 정상회의에서 화상 연설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 세계를 향해 중국의 온실가스 감축을 약속했다. 집권 2기 출범 직후부터 파리기후협정을 재탈퇴하는 등 기후위기 대응을 외면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조적인 행보로, 국제사회에서 중국을 책임 있는 대국으로 묘사하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 정상회의 화상연설을 통해 "2035년까지 중국 전체 경제 범위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고점 대비 7∼10% 감축할 것"이라면서 "더 나은 성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비화석연료 비중을 30% 이상으로 늘리고,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설치 용량을 2020년 대비 6배 이상 늘린 총 3600GW에 도달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또 산림 축적량(나무 전체의 부피)을 240억㎥ 이상 달성하고 신에너지차(전기·수소·하이브리드차)가 신규 판매차량의 주류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수치로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탈탄소 반대를 외치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조되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기후변화 위기론에 대해 "세계 최대의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청정 에너지와 기후 변화에 대한 미국과 중국 지도부의 태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중국은 청정 에너지 기술의 주요 제조국으로,  10년 전 체결된 국제 기후 협정인 파리협정의 수호자로 부상했다"고 짚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탈탄소화 흐름과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는 미국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녹색 저탄소 전환은 시대의 흐름"이라며 "일부 국가는 이에 역행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응당 올바른 방향을 잡고, 확고한 믿음과 확고한 행동,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파리협정의 요구에 대한 중국의 최선의 노력이다. 중국은 약속을 이행할 의지와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국이 이번에 제시한 목표는 다소 보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고점 대비 최대 10% 감축하겠다고는 했지만 고점이 언제였는지 명시하지 않은 데다, 이 목표로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도 이하로 억제한다는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중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시한 목표의 2배 이상 감축해야 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짚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목표를 시 주석이 직접 발표했다는 것 자체가 중국 정부가 청정에너지 확대에 전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WSJ는 "중국은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분의1을 차지한다. 기후 과학자들은 중국의 배출량 추이가 미래 지구 온난화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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