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정기적으로 유동성 공급 나선다…매주 화요일 'RP 매입'

  • RP매입(유동성 공급)·RP매각(유동성 흡수) 병행

  • 서학개미 증가 등으로 유동성 탄력적 조절 필요

  • 한은, 유동성 과도한 공급 우려·양적완화 선그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다음 달 10일부터 환매조건부증권(RP) 정례 매입에 나선다. 정기적으로 시중에 있는 국채 등 채권을 사들여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의미다. 향후 유동성 경색과 같은 위기 발생 시 1차적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이러한 내용의 공개시장운영 제도 개편안을 의결했다. 정례 RP 매각은 매주 목요일에 7일 만기로 실시하고 RP매입은 매주 화요일 14일 만기로 진행할 계획이다.

입찰 방식은 정례 RP 매각의 경우 현재대로 기준금리를 고정 입찰금리로 하는 방식을 유지하되 정례 RP 매입은 기준금리 이상을 최저입찰 금리로 하는 복수금리 방식을 적용한다. 통화안정계정 정례 입찰일을 현행 화요일에서 목요일로 변경해 기본적으로 유동성 공급(RP매입)은 화요일, 유동성 흡수(통안계정 예치·RP 매각)는 목요일에 실시하는 형태로 정비한다.

RP매매 대상 증권도 확대한다. 기존엔 국채와 정부보증채, 통화안정증권, 한국주택금융공사 발행 주택저당증권(MBS)만 허용했지만 이번 제도 개편으로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등이 추가됐다. 공개시장운영 대상 기관의 RP매입 입찰 참여 여력을 높이고 안정적인 RP매입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RP매입은 금융기관의 적격 채권을 환매를 조건으로 한은이 사주는 방식의 유동성 공급 도구다. 기존에는 유동성 흡수를 위한 RP매각만 정례적으로 실시했으며 정례 매입 제도를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상계엄 사태와 같이 유동성이 부족해 자금경색 위기가 있을 경우에만 비정례적 RP매입을 통해 자금을 공급해왔다.

한은은 최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들고 서학개미 등 해외 투자자가 많아지면서 유동성 흡수(RP매각)만으로는 통화정책 효과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유동성의 흡수와 공급을 병행하는 체계로 전환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대희 한은 공개시장부장은 "우리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유동성 수요가 커지고 있으며 새로운 지급결제 수단 등장, 금융의 디지털화 진전 등은 민간 화폐 수요 변동성을 확대하는 등 유동성 수요의 불확실성도 확대됐다"고 개편 배경을 밝혔다.

공 부장은 "유동성을 더욱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기반을 확충해 원활한 자금순환 유도·단기시장금리 변동성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비정례적으로 실시했던 RP 매입을 정례화해 한은 유동성 공급 제도 활용에 관한 낙인효과를 완화하고 평상시 한은과의 거래 경험을 축적하게 해 대상 기관의 준비도를 높임으로써 비상시 시장안정 조치가 즉각 작동할 수 있는 토대 조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정례 RP 매입으로 유동성이 과도하게 공급될 가능성에 관해서는 선을 그었다. 공 부장은 "단기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공개시장운영의 목적"이라며 "시장 수요보다 유동성이 부족할 때 공급해주는 것이지 한은이 시장 수요를 넘어 유동성을 과도하게 공급하는 것은 공개시장운영의 목적과 상충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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