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성마약 ‘펜타닐’을 미국으로 밀수출한 중국 조직이 일본을 거점으로 삼은 정황이 드러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중 대립을 부른 펜타닐 문제가 ‘남의 일’이 아니게 될 수도 있다며 경각심을 드러냈다.
미국은 지난 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가진 미·중 관세협상에서 90일간 서로에 부과한 상호관세 115%씩을 유예하기로 했지만 펜타닐 문제로 부과한 20% 관세는 철회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젊은층의 펜타닐 중독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면서 중국을 비롯해 공급 경로인 캐나다, 멕시코에도 관세를 부과했다.
닛케이는 펜타닐 밀수와 관계된 중국 기업인 ‘후베이 아마벨 바이오테크’(이하 아마벨)와 일본 나고야시 소재 법인 ‘퍼스카이(FIRSKY) 주식회사’가 인적·물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100건 이상의 미국 재판 자료 등을 조사해 아마벨과 일본의 연결고리를 추적했다. 앞서 DAE에 체포된 아마벨 간부인 중국인 2명이 공판 과정에서 ‘2명의 보스 중 한명은 일본에 있다’고 증언했는데, 이후 공판에서 ‘일본의 보스’인 중국인 남성 이름이 드러났다. 닛케이는 이를 토대로 해당 이름을 가진 남성의 SNS(소셜미디어) 기록을 추적해 경력과 동선 등을 파악했다.
그 결과 해당 이름의 중국인 남성이 나고야에 있는 퍼스카이 법인의 대표라는 사실이 파악됐다. DAE는 아마벨의 펜타닐 미국 반입 사건의 핵심 인물로 이 남성을 쫓고 있지만 아직까지 행방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닛케이는 또 퍼스카이가 100% 출자했다고 밝힌 우한의 자회사에서 지난해 7월 퇴임한 감사와, 미국에서 펜타닐 관련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아마벨 간부의 이름이 동일하다고 전했다. 퍼스카이는 아마벨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던 작년 7월 갑자기 청산됐다.
결론적으로 아마벨과 퍼스카이가 같은 조직일 수 있다며 ‘일본의 보스’가 나고야에 법인을 만들어 작년 7월까지 일본으로부터 마약의 집배송이나 자금 관리를 지시했을 수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신문은 미·중 무역전쟁의 원인이 된 펜타닐 문제가 “일본도 최전선”이 될 수 있다며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을 우려했다. 또한 국제 마약 네트워크에 정통한 멕시코 전문가들로부터 “일본은 펜타닐을 포함한 마약의 밀수 거점이 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27일 이후 후속보도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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