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오르고, 적금 이자는 3%대에 불과하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 종잣돈 없는 사회초년생이 목돈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럴 때 청년 전용 자산형성 프로그램을 제대로 활용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일찍부터 저축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을 뿐 아니라 빠르게 자금을 불릴 수 있어 20·30대도 단단한 재무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청년 자산형성 정책의 대표 격인 상품으로는 2023년 시작된 '청년도약계좌'가 있다. 매월 최대 70만원씩 5년간 납입하면 본인 납입액 4200만원에 정부 기여금 800만원, 비과세 혜택을 더해 총 5000만원 이상을 모을 수 있는 고효율 정책형 저축상품이다. 만기 시 은행 이자, 정부기여금, 비과세 혜택 등을 모두 더하면 연 최대 9.54%짜리 일반 적금에 가입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7월부터는 중도해지를 하지 않고도 부분 인출이 가능해진다. 2년 이상 유지한 가입자는 전체 납입액의 최대 40% 한도에서 긴급자금 용도로 꺼내 쓸 수 있다. 기존에는 부분 인출이 불가능해 갑작스러운 자금 수요가 생기면 중도해지를 하고 정부기여금을 돌려줘야 했지만 제도 개선으로 유연성이 생긴 셈이다.
가입 자격은 만 19세부터 34세 이하이며 병역 이행자는 최장 6년까지 가입 연령이 늘어난다. 총급여 7500만원 이하 또는 종합소득 6300만원 이하이면서 가구 중위소득 250% 이하인 청년이 대상이다.
병사 또는 만 34세 이하 예비역이라면 복리의 마법을 누릴 수 있는 고이율 자유적립형 저축상품이 있다. 군인공제회가 제공하는 '병(兵)회원 저축'은 연 복리 5.0% 금리를 제공한다. 월 1000원 단위로 가입 가능하며 최대 150만원까지 자유롭게 적립할 수 있다.
현역 복무기간 중 가입하면 최대 10년까지 유지할 수 있어 오랜 기간 저축을 원하는 군인들에게 적합하다. 만기 후에는 '장병내일적금' '청년도약계좌' 등에 추가 납입해 목돈을 불릴 수 있다.
종잣돈 마련에 그치지 않고 내 집 마련까지 지원하는 정책도 눈여겨볼 만하다. 만 19~34세인 무주택자 청년들이 가입할 수 있는 '청년주택드림청약'은 최대 연 4.5% 금리를 제공한다. 일반 청약예금 금리가 2%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2%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청년주택드림청약을 활용해 청약에 당첨됐다면 연 최저 2.4% 저금리로 '청년주택드림대출'을 이용할 수도 있다. 소득 기준, 통장 가입기간, 납입 실적 등 요건을 갖춘 만 39세 이하 무주택 청년이 분양가 6억원 이하이면서 전용면적 85㎡ 이하(도시 제외 읍·면 100㎡)인 주택청약에 당첨되면 미혼은 최대 3억원, 신혼가구는 4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당장 여윳돈이 없다면 앞으로 출시되는 상품에 주목해보는 것도 좋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청년에게 기회와 희망이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금융 자립과 자산 기반 구축을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상품은 '청년미래적금'이다. 일정 소득 이하인 청년이 1~3년 동안 적금을 납입하면 만기에 정부가 일정 비율 금액을 매칭 형태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중소기업 장기 재직 청년에게는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청년미래적금 체감 수익률이 연 7~8%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청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조만간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근로소득이 있는 15~34세 가입자에게 비과세 한도를 1000만원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한 가지 상품만 고집하기보다 본인 소득·거주지·근로여건 등을 고려해 다양한 상품에 가입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예컨대 청년도약계좌에 먼저 가입한 뒤 상황에 따라 추가로 지방자치단체 매칭형 통장을 이용하고 이후 저금리 대출이나 비과세 혜택을 누리는 방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순 적금 대신 세제 혜택이 있는 계좌와 정부 지원 통장을 병행하면 절세, 수익, 유동성 확보까지 삼박자를 갖출 수 있다"며 "정책 변화에 맞춰 매년 본인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조정하는 습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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