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대통령 비서실은 신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배경훈 LG AI 연구원장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을 발탁했다. 이에 앞서 대통령실 초대 AI 미래기획수석으로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AI혁신센터장을 임명했다.
정부가 내각 구성 과정서 네이버‧LG 등 민간기업 출신 인력들을 전면에 내세운 건 이례적이다. 이는 ‘국가 AI 경쟁력’ 확보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들은 모두 ‘AI 분야 전문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배 후보자는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AI '엑사원’ 관련 업무를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LG그룹의 중장기 AI 전략 수립, AI 사업 모델 발굴, LG 자회사 간 시너지 창출 등 핵심 역할을 담당해왔다.
한 후보자는 국내 포털 산업 태동기를 지켜본 정보기술(IT) 분야 대표 여성 지도자다. 네이버에서 서비스총괄 이사, 최고경영자(CEO) 등을 지내며 국내 1위 인터넷 회사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네이버가 국내업체 중 가장 앞선 AI 역량을 갖춘 만큼, 관련 이해도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하 수석 역시 네이버에서 한국형 대규모 언어모델(LLM) 개발, AI 안전 분야 등을 폭넓게 이끈 국내 AI 관련 최고 권위자다.
업계에선 정부가 이번 인선 진행 과정서 ‘AI 현장 경험’을 중요 지표로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정부가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빠른 성과 창출이 가능한 실용적 판단이 최우선적으로 작용했을 거란 분석이다.
과기부 장관과 AI 수석은 큰 틀에서 ‘공동운명체’로 산업 전반의 AI 혁신을 끌고 가게 된다. 두 인사는 과거 초거대AI추진협의회에서 함께 활동한 이력이 있는 만큼, 상당 수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AI 업계가 강조하고 있는 '소버린(주권) AI' 전략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후보자의 중기부 장관 내정은 한동안 침체됐던 벤처 투자를 다시 되살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최근 중기 투자서도 ‘AI 쏠림’ 현상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 후보자가 네이버서 쌓은 AI 관련 역량은 중기의 원활한 성장을 돕는 적절한 대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AI 경쟁력을 갖춘 회사들이 생기고 상당한 실무형 인재도 나타난 상황”이라며 “이번 인사서 이러한 인재들이 적극 기용된 만큼, AI 관련 정책과 산업 현장의 괴리감이 상당 부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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