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프리뷰] 美증시 또 급락…이란 리스크·반도체 약세에 코스피 변동성 이어질까

지난 1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6611포인트452 내린 773082로 장을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66.11포인트(4.52%) 내린 7730.82로 장을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증시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공지능(AI) 반도체주 약세 속에 2% 안팎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도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선물옵션 동시만기일과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둔 글로벌 자금 이동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수급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지정학적 긴장 고조를 반영하며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87% 내린 4만9918.78에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62% 하락한 7266.99, 나스닥지수는 1.98% 떨어진 2만5169.50으로 거래를 마쳤다. 변동성지수(VIX)는 11.83% 급등한 22.22를 기록하며 투자심리 악화를 반영했다.

시장에서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일부 완화했지만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된 점을 더 크게 반영했다.

미국 5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4.2%, 전월 대비 0.5% 상승해 시장 예상과 일치했다. 반면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9%, 전월 대비 0.2% 상승하며 예상치를 밑돌았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헤드라인 물가를 끌어올렸지만 아직 광범위한 2차 물가 상승으로 확산하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물가보다 중동 정세에 집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 가능성을 언급했고, 이란 역시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장 마감 이후 미국의 추가 타격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아시아 증시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AI 관련 대형 기술주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엔비디아는 3.27%, 브로드컴은 4.63%, AMD는 4.57%, 마이크론은 3.53% 각각 하락하며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AI 업종 고평가 우려와 대형 기업공개(IPO)를 앞둔 자금 확보 목적의 차익실현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국내 프리마켓에서도 대형 반도체주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 오전 8시부터 8시50분까지 진행된 프리마켓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4% 넘게 하락하며 각각 28만원대와 195만원대로 내려앉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 국내 증시는 미국의 이란 공습 소식과 소프트뱅크발 AI 투자 불안,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하락 출발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오픈AI 관련 이슈는 비상장사의 담보가치 평가 문제에서 비롯된 자금조달 구조의 문제이지 AI 수요 둔화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내 반도체와 AI 관련주의 하단을 일정 부분 지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장의 또 다른 변수는 수급이다.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맞아 현·선물 거래 변화가 지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데다,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둔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자금 이동 가능성도 시장의 관심사다.

한 연구원은 "6월 이후 이어진 급격한 변동성은 펀더멘털 악화보다는 ETF발 수급 혼란과 증시 과속의 후유증이 만들어낸 기술적 조정 성격이 강하다"며 "펀더멘털 훼손 신호가 확인되지 않는 이상 지나친 비관론보다는 수급 변화와 이벤트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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