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소버린 AI' 구축 첨병 나선 SK...최태원 승부수 주목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 지원

데이터센터·발전소·반도체 3대 축

이재명 "지방 첨단기술 모범사례"

최태원 "정부가 수요자 역할도"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SK그룹이 이재명 대통령이 공언한 소버린 AI(국가 주권형 인공지능) 구축을 위해 첨병으로 나선다. 자체 AI 모델 개발 인프라인 AI 데이터센터(DC)를 직접 구축하고, 센터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에너지도 SK계열 친환경 발전소를 통해 공급한다. 대량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로 유출된 국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앞세워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I 글로벌 협력 기업간담회에 참석해 "AI를 중심으로 하는 첨단기술 산업 시대에 한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훌륭한 역할을 잘 해낼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SK그룹과 빅테크 아마존(AWS)이 함께 구축하는 'SK-AWS 울산 AI DC' 사례를 소개했다. 울산 미포 국가산업단지에 들어서는 100MW(메가와트) 규모 하이퍼스케일(초거대) AI DC다. 이 대통령은 "지방에 대규모 AI DC를 유치한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며 "한국 첨단기술 산업이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SK가 서울·수도권을 벗어나 울산에 AI DC를 짓기로 한 건 전력(에너지) 확보의 용이성 때문이다. 울산 미포 산단 부지에는 SK가스가 운영 중인 세계 최초 GW(기가와트)급 LNG·LPG 겸용 가스복합발전소가 있다. AI 모델 학습·추론에 필요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게 SK 측 판단이다. 

AI DC가 본격 가동되는 2027년께 7만8000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하는 배경도 발전소와 에너지 공급망 유지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AI DC 구축은 세계 3대 AI 강국 도약의 핵심인 소버린 AI 확보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미국·중국에 기대지 않는 독자 AI 생태계 구축의 초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0일 간담회에서 "정부가 AI앱을 발주하면 5년간 5조원의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정책 지원은 물론) 정부가 수요자 역할을 맡아 달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AI 원스톱 바우처 사업을 확대하면 기업과 스타트업, 연구기관,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포함해 AI 인프라 활용이 확대되고 시장 잠재력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