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방북 중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를 만나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앞서 러시아 측이 공개한 북한의 추가 파병 관련 사안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별 위임에 따라 방북한 쇼이구 서기를 전날 접견했다고 보도했다. 쇼이구 서기 방북은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지난 방문 이후 약 2주만이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쇼이구 서기와 "특수군사 작전과 꾸르스크(쿠르스크) 주의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서 출발해 두 나라 간 조약의 범위 내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이 협조할 내용들을 확정하고 관련 계획들을 수락했으며 필요한 협력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토의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담화에서는 복잡한 국제 및 지역 정세를 비롯해 호상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한 양국 지도부의 견해와 의견들이 폭넓게 교환됐으며 완전한 견해 일치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쇼이구 서기는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의 구두 친서를 건네기도 했다.
또 "석상에서는 조·로(북·러)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이 가지는 중대한 의미가 다시금 평가됐으며 최근 몇 주간 두 나라 국가 수반들이 친서 교환을 통해 합의한 중요 문제들을 이행하는 데서 나서는 당면한 협조 사항들과 전망 계획들이 심도있게 논의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제국주의 패권 책동에 맞서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정, 국제적 정의를 수호하려는 로씨야연방의 정책을 변함없이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며 앞으로도 조·로 국가 간 조약의 조항들을 성실히 이행해 나가려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정부의 확고부동한 선택과 의지를 다시금 굳게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통신은 러시아 측이 알린 북한군의 3차 파병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이와 관련해 "북한은 아직 종전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파견에 대한 내부 불안감과 북·미 대화를 앞두고 제재 위반을 향한 공격을 피하기 위해 파견에 대한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쇼이구 서기는 김 위원장을 면담한 뒤 취재진과 만나 북한이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공병 병력과 군사 건설 인력 총 6000명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이어 "가까운 시일 내 작업이 시작할 것"이라며 조만간 북한군의 추가 파병이 진행될 것임을 암시했다.
면담에서는 파병군을 기념하기 위한 사업 등도 논의됐다. 통신은 김 위원장과 쇼이구 서기가 "쿠르스크 지역 해방 작전에서 조선인민군 부대 군인들이 발휘한 영웅적 위훈을 길이 전하기 위한 일련의 구상과 계획들이 토의되고 합의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쇼이구 서기의 이번 만남을 두고 북·러 밀착이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김 위원장과 쇼이구 서기 접견에 대해 "북·러 밀월 관계의 정점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며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 수시로 친서를 주고받고, 러시아 정책에 '무조건적 지지'를 표명하는 동시에 조약 조항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약속한 점에 다시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군사적 밀착을 통해 미국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하고, 구체적 행동으로 동맹을 공고히 하면서 말이 아닌 행동과 신뢰가 중요하다는 대미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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