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왜 미소에 끌릴까요. 미소 속에 자신감, 청결함, 호감 등 무언의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하얀 치아’는 무언의 메시지를 더욱 더 강력하게 전달해 주지요. 익숙했던 주변인의 미소에서 어느 날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와 같은 ‘광채’가 난다면, 하얀 치아를 만들기 위해 치과를 방문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치아미백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색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더 당당하게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무분별한 시도는 치아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최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을 살펴보면, 미백제를 구매해 사용한 소비자가 부작용을 겪은 사례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법랑질 약화 △시린 증상 유발 △잇몸의 화학적 화상 등이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은 치아 구조가 완전히 성숙하지 않아 감각 과민이나 법랑질 손상 위험이 상대적으로 큽니다. 치과계에서 치아미백 시술을 치수실이 완전히 성숙한 이후인 만 16-18세 때, 의학적 필요가 있을 경우로 한정해 권고하는 이유입니다.
치아 색은 의외로 제일 바깥층인 법랑질 색깔보다는 그 안쪽 층인 상아질 빛깔에 더 크게 좌우됩니다. 치아미백이 치아 표면의 가장 단단한 층인 에나멜을 넘어 상아질까지 침투하는 분자 단위의 작용이라는 뜻입니다. 미백이 단순한 ‘미용 시술’이 아니라, 정교한 화학 반응과 치과 의학 기술이 녹아 있는 복합 치료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치과에서는 30~40%의 고농도 과산화수소 미백제를 보편적으로 사용합니다. 상아질까지 침투력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여기에 광원이나 레이저를 써 산화 반응을 촉진해 단시간 내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합니다. 특히 정밀한 미백제 농도 조절을 통해 시린 증상을 관리하고, 잇몸을 보호하는 겔을 도포해 혹시나 모를 화학적 화상을 방지합니다. 또, 치아 변색 원인이 외부 착색인지 내부변색인지 항생제에 의한 착색인지에 따른 맞춤 진단을 합니다.
주의할 점은 치아미백만으로 치아가 평생 하얗게 유지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특히, 미백 후 48시간은 색 변화에 가장 민감한 시기입니다. 이 기간에는 ‘화이트 다이어트(white diet)’라고 불리는 저착색 식단을 권장합니다. 닭가슴살, 흰 쌀밥, 우유, 바나나, 오이 등이 있습니다. 48시간 이후에도 커피, 와인, 김치, 카레 등 강한 색소성 음식은 멀리 해야 합니다. 커피 등 카페인 음료를 마실 때는 빨대를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물을 자주 마시거나, 착색 음식 섭취 후 빠른 양치질은 하얀 치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유슬미 D.D.S.(Doctor of Dental Surgery)
서울대학교 치의학 전문대학원 석사
보건복지부 통합치의학 전문의
현 치과의사 겸 의료 전문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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