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귀궁' 김지연 "16년 지기 육성재와 로맨스? 열악한 환경이 오히려 도움"

  • SBS 드라마 '귀궁' 주연 배우 김지연 종영 인터뷰

  • 우주소녀 보나에서 배우 김지연으로…필모그래피 다져

  • 16년 지기 친구 육성재와 로맨스…열악한 환경 덕에 오히려 몰입

귀궁 주연 배우 김지연 사진킹콩by스타쉽
'귀궁' 주연 배우 김지연 [사진=킹콩by스타쉽]
이제 더는 배우 김지연을 두고 '우주소녀 보나'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는다. 김지연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충분하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조선변호사', '피라미드 게임'까지 배우 김지연이 차곡차곡 쌓아온 필모그래피는 어느새 시청자들에게 '믿고 보는 배우'라는 신뢰를 얻었다. SBS 드라마 '귀궁'을 통해 그는 배우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또렷하게 각인시켰다.

'귀궁'은 영매의 운명을 거부하는 무녀 여리와, 여리의 첫사랑 윤갑의 몸에 깃든 이무기 강철이가 왕가에 원한을 품은 팔척귀와 마주하게 되며 펼쳐지는 판타지 로맨스 사극. 김지연은 극 중 여리 역을 맡아 판타지, 로맨스, 사극 장르를 유려하게 넘나들며 복잡한 서사를 안정감 있게 이끌었다. 여리의 감정을 밀도 있게 쌓아 올린 그의 연기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최고 시청률 12.3%를 기록하며 그 진가를 입증했다.

"막방을 다같이 봤어요. 마지막 촬영하고 쫑파티 할 때 '드라마가 잘 되어서 이런 자를 또 만들면 좋겠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막방 때 배우, 스태프와 함께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서 기뻤습니다. 다들 정말 고생 많았거든요. 큰 스크린으로 보니 '고생한 보람이 있구나' 싶었어요."
귀궁 주연 배우 김지연 사진킹콩by스타쉽
'귀궁' 주연 배우 김지연 [사진=킹콩by스타쉽]

김지연은 극 중 여리가 겪는 고통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고된 촬영이었지만, 결과물에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수살귀에서 살을 맞는 장면은 정말 힘들었어요. 시나리오를 읽을 때는 '이 장면은 CG 처리하시려나' 했었는데 실제로 검은 물을 맞는 장면을 찍게 됐어요. 그 검은 물은 오징어 먹물로 만들어졌는데요. 많은 양의 물을 위에서 쏟아내니까 호흡 곤란도 오고 힘들더라고요. 고생을 많이 한 장면이었는데 실제로 찍으니까 그 충격이 고스란히 담긴 거 같아서 다행이었어요."

걸그룹 활동으로 쌓은 춤 실력이 무속신에서도 빛을 발했다. 김지연은 이를 '직업병'이라며 웃어 보였다.

"'여리'는 무당이 아니지만 능력을 가진 아이예요. 다만 리얼리티를 담아내기보다 판타지적인 느낌을 강조해서 찍었어요. 굿 장면은 안무를 짜고 무용 요소를 더 살렸죠. 제가 우주소녀의 센터였는데요. 하하. 그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안무 숙지 능력도 있고요. 기본기가 있어서 한국 무용을 배울 때도 도움이 됐어요."
귀궁 주연 배우 김지연 사진킹콩by스타쉽
'귀궁' 주연 배우 김지연 [사진=킹콩by스타쉽]

김지연과 육성재는 16년지기 친구다. 연습생때부터 이어진 이들의 우정은 드라마를 통해 더욱 빛을 발했다는 후문이다.

"선배님들이 장난 친다고 '너희 언제 사귈 거야?' 농담하기도 했어요. 때마다 저는 '16년 동안 별일 없었으면, 앞으로도 별일 없지 않을까요' 대답했죠. 하하. 성재와는 절친한 사이라 로맨스를 찍을 때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요. 막상 촬영에 임해보니 정말 편했어요. 상대 배우와 아무리 친해도 편하게 물어보기 어려운 게 있거든요? 그런데 성재에게는 그런 고민 없이 궁금한 것들을 모두 물어봤어요. '지금 내 표정이 어때?' '팔이 불편한데 반대 손으로 잡아줄 수 있어?' 이런 요구도 하고요."

육성재가 우주소녀 멤버처럼 느껴진다고 농담한 그는 열악한 촬영 환경이 몰입도를 더욱 높여주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철'과 감정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솔직히 우주소녀 멤버와 연기하는 느낌이었는데요. 하하. 열악한 환경에 (촬영에) 어려움도 많으니 더욱 냉정하게 임하게 되더라고요. 빨리 찍고, 빨리 끝내자. 어색하고 불편함을 느끼기 전에 정말 비즈니스적으로 임하려고 했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정말 편하더라고요."
귀궁 주연 배우 김지연 사진킹콩by스타쉽
'귀궁' 주연 배우 김지연 [사진=킹콩by스타쉽]

이번 작품은 유달리 구르고, 깨지는 액션이 많았다. 악귀들에게 목 졸리는 건 일쑤고 물에 빠지는 등 어려운 장면들이 많았던 터. 김지연은 "오히려 노하우가 생겼다"며 웃어넘겼다.

"목도 졸리고 굉장히 많이 당하는 쪽이었는데요. 액션 연기가 참 재밌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춤을 추고 하다 보니 제가 몸을 잘 쓰는 편인 것 같아요. 물론 강도 높은 액션을 하고 나면 몸살도 나곤 했는데요. 재밌게 촬영하곤 했습니다. '피라미드 게임' 같은 경우는 액션 연기를 할 줄 몰라서 '실제로 때려달라' '실제로 해달라'고 요청했는데요. 이번에는 목 졸리는 신이 많아서 점점 노하우가 생겼어요. 아니 성재가 아픈 연기도 잘하고 리액션이 좋은 거예요. 그래서 따로 많이 물어보기도 하면서 장면들을 찍었죠."

아이돌 '보나'에서 배우 '김지연'으로. 이름을 되찾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젠 낯설지 않다.

"이제 확실히 본명으로 불러주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예전에는 '김지연입니다'라고 해도 '보나'라고 부르셨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김지연'이라고 하고 설명 없이도 딱 알아봐 주세요. '왜 갑자기 본명을 쓰냐'는 분들도 계셨는데요. 이제 조금씩 자연스레 받아들여주시는 것 같아요. 제가 더 열심히 하면 될 거 같아요."

단단하게 쌓아나가고 있는 필모그래피와, 연기에 대한 욕심에 관해서도 진솔하게 말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기점으로 연기 욕심이 커졌어요. 제가 작품 텀이 짧은 편은 아닌데요. 1년에 한 작품을 찍는데 온 힘을 쏟아부어요. 그걸 누군가 알아봐 주고 평가도 좋아서 감사해요. 앞으로도 차근차근 한 작품 한 작품씩 잘 만들어내고 싶어요."
귀궁 주연 배우 김지연 사진킹콩by스타쉽
'귀궁' 주연 배우 김지연 [사진=킹콩by스타쉽]

그는 자신이 연기했던 캐릭터를 언급, 앞으로도 다채로운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동안 쉬운 캐릭터를 맡아본 적이 없어요. 고생하는 캐릭터가 취향이었나 봐요. 항상 구르고, 고생하는 역할이었어요. 하하. 옳은 말 하고, 굳세고, 주체적인 캐릭터를 맡아왔는데 참 즐겁기도 했고요. 그대로 더욱 다채로운 캐릭터,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어요."

"'귀궁' 안에 장르가 많잖아요. 사극, 판타지, 로맨스, 코미디 등등. '귀궁'을 통해 시청자분들이 '김지연이 여러 장르가 가능하구나' 하는 인식이 생기면 좋겠어요. '스크린에서 보는 게 어색하지 않은 배우'가 꿈이에요. 하지만 아직 제 연기에 대한 아쉬움이 많아서요. 채울 부분이 많다고 생각돼요.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채우면서 한 작품, 한 작품 늘려나가고 싶어요. 보완하고, 성장해나가는 필모그래피를 가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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