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올해 첫 현장경영 행보로 충남 서산에 위치한 한화토탈에너지스 대산공장을 찾았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생산기지로 꼽히는 이곳에서 김 회장이 기술경쟁력 확보, 안전관리, 탄소중립 대응이라는 세 축을 직접 챙긴 만큼 위기 탈출을 위한 본격적인 '리더십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대산공장을 찾은 김 회장은 공장 홍보관을 시작으로 원유정제 설비, 주요 생산설비, 방재센터, 연구시설 등을 차례로 점검했다. 김 회장은 "지금은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와 급격한 시장 패러다임의 변화로 소재·에너지 산업이 과거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원가 절감과 공정 효율 극대화, 기술과 품질 경쟁력 확보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대산공장은 약 330만㎡(100만평) 부지에 원유 정제설비(CFU, 콘덴세이트 분리), 나프타 분해 설비(NCC), 석유화학 제품 생산시설과 연구소를 모두 갖춘 국내 유일의 석유화학 복합 단지다. 공정 연계성을 극대화한 덕분에 생산 효율은 물론, 연구개발과 생산 간의 유기적인 협업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회장은 현장을 둘러본 뒤 "종합 석유화학 콤플렉스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가동해 온 여러분의 저력과 기술력, 뜨거운 열정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며 "안전은 그 어떤 기술이나 전략보다 앞서는 생존의 조건이자, 지속가능한 성장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김 회장은 대산공장 방재센터를 찾아 디지털 기반의 방재 시스템과 RMS(원격 모니터링 시스템) 기반 실시간 출동 훈련을 직접 지켜보며 위기 대응 역량도 점검했다. 그는 "위기 상황에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전략이나 기술도 무의미하다"며 실질적인 실행력 확보를 주문했다.
이어진 방문 일정에서는 대산공장 내 한화토탈에너지스 연구소를 찾아 탄소 포집·활용(CCU, Carbon Capture Utilization) 기술 개발 현황을 보고받았다. 이 기술은 온실가스를 감축하면서 동시에 이를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 전환의 핵심 솔루션으로 꼽힌다.
김 회장은 "탄소중립 기술은 단순한 환경 대응을 넘어 대한민국의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산업”이라며 “사명감을 갖고 미래 소재·에너지 기술 개발에 끊임없이 도전해달라"고 당부했다.
점심시간에는 직원식당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자유롭게 대화를 나눴다. 현장 직원들의 고충을 경청한 김 회장은 "담대한 도전을 하는 이들에게는 언제나 새로운 기회가 있다"며 "그룹 에너지·소재 부문을 이끄는 한화토탈에너지스의 재도약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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