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도 국내 증시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충돌에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가 2% 가까이 올랐다. 코스닥도 동반 상승했다. 환율 또한 소폭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였다. 이스라엘-이란 충돌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최악의 시나리오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52.04포인트(1.80%) 오른 2946.66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940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1월 13일(2962.09) 이후 처음이다.
이날 상승세는 기관이 이끌었다. 2888억원을 순매수 했다. 이달 들어 8거래일간 순매수를 이어가던 외국인은 3000억원을 팔아치우며 차익실현에 나선 모습이다. 개인은 70억원을 순매도 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원자력·조선·방산·반도체 업종 중심의 강세를 보이며 대체로 상승 마감했다. 두산에너빌리티(7.69%), HD현대중공업(4.80%), SK하이닉스(4.46%), HD한국조선해양(3.99%), 삼성물산(3.44%), 네이버(3.24%), 한화에어로스페이스(2.43%) 등이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코스닥도 전장 대비 8.4포인트 오른 777.26에 장을 마감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지정학적 갈등에도 하방압력이 미미한 모습"이라며 "지정학적 갈등에 대한 부담은 존재하나 반도체, 방산, 원자력, 전력기기, 증권 등 상승 모멘텀이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투자자들이 중동발 전쟁 위험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최악으로 흐르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도 지정학적 위기 고조에 불구하고 소폭 하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8원 내린 1363.8원을 기록했다. 통상 국제 전쟁이나 위기 발생 시, 달러나 금 등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는 추세이지만, 이날은 위험 통화로 분류되는 원화 강세 움직임이 나타났다.
직전 거래일(13일) 원·달러 환율이 10.9원 급등하는 등 이미 상승세를 보였던 데다, 양국의 공방이 지난해에도 있었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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