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병대, LA 시위 현장서 민간인 체포…구금 첫 사례

14일현지시간 미국 해병대가 민간인을 체포하는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미국 해병대가 민간인을 체포하는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 반발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13일(현지시간) 미 해병대 병력이 민간인을 구금했다.

해병대를 지휘하는 '태스크포스 51' 사령관 스콧 셔먼 미 육군 소장은 이날 "약 200명의 해병대원이 이미 현장에 배치된 주방위군과 합동 작전을 시작했다"며 "(이 병력은) 해당 지역의 보안 업무를 넘겨받아 수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까지 해병대나 주방위군 병력은 (불법 이민자나 시위자) 누구도 구금하지 않았다"면서 "군 병력은 법 집행 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해병대가 윌셔 연방 건물 앞에서 한 남성을 구금하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한 대원이 벤치를 넘어 정원을 가로질러 남성을 추격해 제압했고 이후 다른 해병이 가세했다.

로이터가 촬영한 사진에는 해병대가 이 남성의 손을 케이블타이로 묶은 후 약 2시간 뒤 국토안보부(DHS) 소속 인력에게 인계하는 장면이 담겼다.

미군은 구금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으며 이는 현역 군인에 의한 민간인의 첫 구금 사례로 알려졌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군은 "특정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개인을 구금할 수 있다"며 "해당 구금은 민간 법 집행 인력에게 안전하게 인계되는 즉시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구금된 민간인은 27살 이민자이자 미 육군 참전 용사인 마르코스 레아오로 파악됐다. 그는 건물 주변을 돌아가지 않기 위해 경계 테이프를 넘었고, 제한구역을 넘었다는 이유로 땅에 엎드리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풀려난 후 현장 취재진과 만나 "재향군인부 사무실에 가려고 했는데, 해병대가 자신을 시위자로 오인한 것 같다"고 말했다. 포르투갈 및 앙골라계라는 그는 미군 복무를 통해 시민권을 취득했다고 덧붙였다.

미군 병력이 국내 시위 현장에 투입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군이 폭동 진압을 위해 투입된 것은 1992년 로드니 킹 폭행 사건 관련 LA 폭동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대통령에게 군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번엔 LA에서 이민 단속에 대한 항의 시위가 거세지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해병대가 파견됐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병력 투입에 반대했지만 강행됐다. 이에 해병대원 700명은 지난 9일 밤 LA에 도착해 현장 투입에 대비해왔다.

해병대 투입은 미국 연방 항소법원이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의 LA 투입을 일시적으로 허용한 다음날 나왔다. 앞서 미국 제9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지난 12일 주지사 동의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방위군 배치는 불법적"이라며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의 통제권을 주지사에게 반환하라"는 1심 결정을 몇 시간 만에 일시 중지시켰다.

LA에 야간 통행금지가 내려진 지 3일째인 전날 총 49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33명은 해산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고 13명은 통행금지를 위반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14일 미 전역에서 예정된 '트럼프 반대운동'인 '노 킹스'(No Kings) 시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시작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시위는 50개 모든 주에서 진행되며 시위 건수는 약 2000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인디애나주에서만 30건 넘는 시위가 예고되는 등 시골 지역에서부터 뉴욕, 필라델피아, 시카고 등 대도시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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