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은행이 배스킨라빈스와 손잡고 6월 한 달 동안 아이스크림 800원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13일 만에 조기종료를 선언했다. 하루에만 1만5000건 이상의 결제가 이뤄지면서 비용 부담이 컸다는 분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당초 6월 1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던 아이스크림 할인 행사를 12일 자로 종료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일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이용해 배스킨라빈스 싱글레귤러 컵·콘 제품을 구입할 경우 3900원이 아닌 800만 내면 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용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1회 결제 시 1개 상품에 한해 할인이 적용되는 제한이 있었지만 일반적인 행사와 달리 기간 내 횟수 제한은 없다.
해당 이벤트는 배스킨라빈스 측에서 신한은행에 먼저 제안했고 비용을 상당 부분 부담하는 것으로 합의하면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입장에서는 제휴 할인 등을 통해 해외여행 특화카드인 트래블카드를 국내에서 사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어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후문이다.
행사 소식이 전해지자 금융권과 유통업계에서는 80%의 높은 할인율보다 무제한 혜택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기간 내 횟수 제한이 없는 만큼 하루에도 수 차례 결제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체크카드 발급량이 200만장을 돌파한 데다가 당일 발급이 가능해 사실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로 확대됐다.
실제로 지난달 쏠 트래블 체크카드로 배스킨라빈스 일평균 결제한 건수는 350건 정도였으나 이벤트가 시작된 6월 1일부터 4일까지 일평균 결제건수는 1만4771건으로 40배 넘게 늘어났다. 사실상 마케팅 비용으로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한 신한은행과 배스킨라빈스 측이 행사 기간을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조기종료한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 금융사가 고객 유치용 마케팅을 진행할 때는 수요 예측과 사전 조율이 필수인데, 이번 경우는 설계 자체에 허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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