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그룹이 미국 정부로부터 호주의 조선·방산업체 오스탈 지분을 최대 100% 보유할 수 있다는 승인을 받았다. 오스탈 인수가 최종 성사되면 미국 필리조선소에 이어 앨라배마주 모빌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등에 조선소를 추가 확보하며 미국 내 함정 건조와 MRO(유지·보수·운영) 사업에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 6일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로부터 오스탈 지분을 최대 100%까지 보유할 수 있는 승인을 받았다.
한화는 지난 3월 호주 자회사를 통해 약 1700억원을 투자해 오스탈 지분 9.91%를 인수했고, 동시에 19.9%까지 지분을 확대하기 위해 호주와 미국 정부에 승인을 요청했다. 양국에서 승인이 날 경우 현지 증권사로부터 오스탈 지분 9.9%를 사들일 수 있는 권리도 함께 확보했다.
미국 정부가 호주 기업 지분 인수 관련 승인을 하는 이유는 오스탈이 미국 내에서 조선소를 운용하며 군함을 건조·납품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스탈은 미국 내 소형 수상함과 군수 지원함 시장 1위 업체로 점유율은 40∼60%로 추산된다.
CFIUS는 인수 승인을 하며 "해결되지 않은 국가안보 우려가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한화그룹은 "이번 승인은 한화의 기술력과 실행 역량은 물론 글로벌 파트너십에 대한 미국 정부의 신뢰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제 남은 벽은 호주 정부의 승인이다. 호주 법률은 외국 기업이 전략적 자산을 보유한 자국 기업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려면 호주 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FIRB)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미국 정부의 승인이 호주 정부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의 조선 사업 역량과 오스탈의 미국 내 인프라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조선업에 지속해서 구애를 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호주의 방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계획이다.
한화 계열 방산 3사의 해외 사업을 총괄하는 한화글로벌디펜스의 마이클 쿨터 대표는 "이번 승인은 한화가 미국 정부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음을 상징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미국과 동맹국과의 협업 과정에서 쌓아온 기술력, 납기 준수 능력, 예산 관리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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