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집착'하는 習과의 전화통화…성사돼도 '글쎄'

  • 전문가, 미중 정상간 대화 효과에 회의적

  • 정상급 회담 너무 빨리하면 깊이 있는 합의 어려워

  • 미중 휴전기간에도 '으르렁'…희토류 등 놓고 '갈등'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협상이 좀처럼 순탄하게 이뤄지지 않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대화에 '집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과의 전화통화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무역협상 돌파구가 마련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전날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두 정상이 이번 주 중 통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통화 일정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가 시작된 뒤로 백악관은 두 정상 간의 통화가 "임박했다"고 수차례 밝혀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에도 간접적 언급을 통해 이미 시 주석과 통화한 것처럼 암시하기도 했다.

무역 협상에 정통한 한 미국 측 인사는 폴리티코에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과 통화하는 것에 집착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간 깊은 갈등을 시 주석과의 일대일 대화를 통해 직접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중국은 두 정상간 통화설에 심드렁한 반응이다. 3일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통화 가능성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공유할 정보가 없다"고만 답했으며, 주미 중국대사관은 관련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왕이 중국공산당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은 3일 베이징에서 데이비드 퍼듀 신임 주중 미국 대사를 만나 미국의 대중국 제재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유감을 표명하는 등 중국은 현재 화해 모드가 아님을 보여줬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이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와의 직접 대화에 신중한 이유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등과 날 선 공개 회담을 가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 
 
바이든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중국·대만 담당 선임 국장을 지낸 러시 도시는 폴리티코에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을 예측 불가능한 인물로 보고 있다"며 "이는 시 주석의 평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보통 중국 외교관들은 이런 불확실한 정상급 회담에 소극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양국이 지난달 12일 제네바 합의를 통해 90일 휴전을 선언한 이후에도 서로의 약점을 틀어쥔 채 압박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통화를 통해 협상을 재가동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기대는 중국 공산당의 외교 및 정책 결정 절차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합의 뒤에도 ▲인공지능(AI) 칩 수출 통제 가이드 발표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소프트웨어 판매 중단 ▲중국 유학생 비자 취소 등과 같은 대(對)중국 차별적 제한 조치를 계속 내놨다고 비판해왔다. 

트럼프 정부도 중국 정부가 미국이 협상의 핵심으로 여기는 희토류 금속에 대한 수출 통제를 해제하는 데 늑장을 부리고 있다며 "중국이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중국은 지난달 12일 제네바에서 미국과 서로 경쟁적으로 부과한 관세 대부분을 철회 혹은 90일간 유예하기로 합의하고서도 희토류 수출 통제는 풀지 않아 이 문제가 양국간 갈등의 핵심으로 부상한 모습이다. 폴리티코는 무역협상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의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광물 차단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리 브로드먼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보좌관은 "트럼프는 거래의 달인이지만, 시진핑은 당의 최고 지도자일 뿐, 협상의 달인이 아니다"라며 "시 주석이 세부 사안을 논의할 가능성은 거의 없고, 많아야 원칙적 수준의 합의만 가능할 텐데, 그건 트럼프를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국 정상의 직접 통화가 장기적인 무역협상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도시는 "정상급 회담을 너무 빨리 열면, 실질적이고 깊이 있는 합의 도출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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