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명구 관세청장 "加 앨버타 원유 관세 3%→0%…원유 공급 다변화 기대"

  • "원산지 증빙 서류 간소화…연간 3300만 배럴 수급 기대"

  • "첨단연구소 보세공장 지정…초격차 기술 선점 지원할 것"

이명구 관세청장이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캐나다산 원유 수급 확대를 위해 앨버타 주정부와 원산지 증빙 서류 간소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며 자유무역협정FTA를 활용한 관세 부담이 덜어지면서 연간 3300만 배럴의 원유 추가 수입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명구 관세청장이 아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최근 캐나다산 원유 수급 확대를 위해 앨버타 주정부와 원산지 증빙 서류 간소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며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한 관세 부담이 덜어지면서 연간 3300만 배럴의 원유 추가 수입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중동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급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에너지 공급처 다변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지정학적 위기가 심화되면 물가뿐 아니라 산업 공급망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명구 관세청장은 아주경제신문과 만나 “최근 캐나다산 원유 수급 확대를 위해 앨버타주 정부와 원산지 증빙 서류 간소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며 “자유무역협정(FTA)를 활용한 관세 부담이 덜어지면서 앨버타 측도 한국으로 연간 3300만 배럴의 원유 추가 수출을 전망하는 등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그동안 앨버타산 원유는 한·캐나다 FTA에 따른 관세 혜택 적용이 사실상 어려웠다. 선적항까지 운반되는 과정에서 여러 생산자의 원유가 혼합되는 구조적 특성 때문에 원산지 입증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앨버타 주정부의 공식 확인서를 통해 원산지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되면서 FTA 특혜관세 적용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관세 부담이 3% 정도 줄어들며 에너지 공급망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지원을 위한 관세청 역할도 강조했다. 이 청장은 “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산업 수출 지원을 위해 첨단연구소도 보세공장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초격차 기술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며 “한류 확산에 맞춰 K-푸드 수출 지원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치 전용 HS코드 신설안을 세계관세기구에 제출했으며 향후 라면·김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 청장과 일문일답한 내용.

-캐나다 앨버타산 원유 수입 확대의 물꼬를 텄다.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앨버타주는 캐나다 원유 생산의 약 80%를 차지하는 핵심 산지다. 원유 수급 다변화를 위해 정유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법적 검토를 진행해왔는데 중동 전쟁 이후 필요성이 커지면서 업무협약(MOU) 체결에도 속도를 내게 됐다. 앨버타산 원유는 초중질유 특성을 갖고 있어 국내 정유업계에서도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북미산 원유 공급이 확대되면 공급 안정성은 물론 관세 절감 효과를 통한 물가 안정과 원가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갓을 쓴 관세청 마스코트 사진관세청
갓을 쓴 관세청 마스코트 [사진=관세청]

-공동성명 발표라는 성과를 얻기까지 관세청 직원들의 노고가 많았을 것 같은데.
“산업통상부가 미국과 관세 협상을 할 당시 미국 조선업 부흥 사업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알리기 위해 별도 모자를 제작한 적이 있다. 관세청 내부에서도 이를 참고해 관세청 마스코트 인형에 갓을 씌우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뜨개질이 취미인 직원이 직접 제안한 것이다. 최근 ‘K-컬처’와 함께 갓이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만큼 감성적인 접근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캐나다 현지에서도 반응이 상당히 좋았고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

-2개월 연속 수출이 800억 달러를 웃돌고 있다. 수출 확대를 위한 관세청의 정책은.
“관세청의 핵심 업무 가운데 하나가 FTA 활용 지원이다. 원산지 증명서 발급을 통해 우리 수출기업이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최근에는 K-뷰티·K-푸드 등 소비재 수출 활성화를 위해 원산지 증명 절차를 간소화하면서 기업 부담을 줄이고 있다. 특히 K-푸드 수출 확대를 위해 세계관세기구에 HS코드 신설도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있으며, 향후 다양한 품목으로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첨단 연구소를 보세공장으로 지정한 제도 개선도 눈에 띈다.
“관세가 유보된 상태에서 외국원료를 반입해 제조·가공 후 수출할 수 있는 보세가공제도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연구개발은 보세가공제도를 활용할 수 없었지만 재정경제부 유권해석을 통해 지난 4월 29일부터 보세공장으로 특허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연구개발은 사실상 ‘초 단위 경쟁’인데 통관 절차 때문에 시간이 지연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북극항로 지원에도 보세가공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친환경 선박유를 제조할 수 있도록 종합보세구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K-소비재 역직구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원 방안은.
“역직구 수출에서 일본 비중이 상당히 크다. 일본은 지난해 10월 해상화물 간이통관 제도를 도입했는데 1만엔 이하 물품에 대해서는 품목코드 등 특정 신고 항목을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 제도가 안착하면 국내 중소기업들이 일본 시장에 전자상거래 방식으로 진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또 국제우편 수출 자료를 국세청과 연계해 영세율 적용을 지원하고 있으며 풀필먼트를 활용한 수출 기업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확정가격 신고 기한 연장도 추진 중이다. 관련 제도는 오는 6월 시행될 예정이다. 우리 기업들이 보다 쉽게 전 세계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제도적·행정적 부담을 덜어가겠다.”

-미국 관세정책과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통상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대응 방안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변수별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 관세정책과 관련해서는 기업들이 대상 품목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미 품목번호 연계표를 제작해 제공하고 있다. EU CBAM의 핵심은 탄소배출량 산정이다. 중소기업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탄소배출량 산정·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EU 규정 개정 사항에 맞춰 지속적으로 최신화하고 있다.”

이명구 관세청장과 다니엘 스미스 앨버타 주정부 수상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턴에서 원산지 증빙 서류 간소화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관세청
이명구 관세청장과 대니얼 스미스 앨버타 주지사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턴에서 '원산지 증빙 서류 간소화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관세청]

-우회 수출 대응 방향은.
“미국 등 주요국이 관세정책을 강화하면서 제3국을 경유해 원산지를 세탁하는 우회 수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관세청은 불법 무역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존 임시조직이던 ‘무역안보특별조사단’을 ‘무역안보조사팀’으로 재편하고 전문적인 수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무역안보 침해 적발 규모는 6556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올해 역시 3월 말 기준 이미 5375억원 규모를 적발했다. 앞으로도 전국 단위의 통일된 사건 지휘 체계를 통해 무역안보 침해 범죄 단속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AI 전환(AX)이 화두다. 관세행정의 AX 추진 현황은.
“통관 물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인력만으로 모두 관리하고 위험 요소를 걸러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에 관세청은 AI 기반 관세행정 전환을 위해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 AI 기반 업무 재설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AI 성능은 결국 데이터 품질에 좌우되는 만큼 정제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생성·확보·관리할 수 있는 체계 구축에도 집중하고 있다.”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관세청은 국민의 일상과 경제안보를 위협하는 불법 행위를 예방해 우리 사회를 지키고 법과 원칙에 기반한 공정한 집행으로 무역 질서를 확립하는 기관이다. 유해 물품 유입을 철저히 차단하고 무역 범죄를 엄단해 우리 경제의 기초를 더욱 단단히 다지겠다. 또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소통과 이를 바탕으로 한 과감한 혁신을 통해 기업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최적의 수출입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

대담 = 전운 경제부국장
정리 = 김성서 기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2026_외국인걷기대회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