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엿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6월 초 연휴 기간의 여행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여행업계와 항공업계에서는 조기 여름휴가객을 겨냥해 대대적인 할인 프로모션에 나섰지만, 정국 불안정과 대선 일정에 따라 소비자 심리가 위축된 분위기다.
28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여행사의 6월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 예약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거나 오히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올해 6월 초는 3일 조기대선과 6일 현충일이 이어지며 연차를 활용할 경우 최장 6일간 휴가를 낼 수 있는 구조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황금연휴로 여겨질 수 있는 시기지만, 올해는 대선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선거 결과를 지켜본 뒤 여름휴가를 떠나겠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여행 심리를 위축시킨 또 다른 요인은 지난 연말부터 이어진 항공 사고 여파다. 사고 이후 여행 예약 취소가 잇따랐으며, 일부 소비자들은 안전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여행을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업계의 기업 간 거래(B2B) 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조기대선이 확정되면서 정부기관이나 기업들의 단체 연수, 해외 워크숍 일정이 하반기로 연기되거나 아예 취소되기도 했다.
이러한 여행 수요 위축은 항공권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항공업계는 일본, 동남아, 중국 등 한국인이 즐겨 찾는 여행지를 중심으로 6월 출발 항공권을 특가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공급 좌석 대비 수요가 부족하다는 점을 방증한다.
여행업계는 대선 직후 정국이 안정된 이후부터 여름휴가 수요가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단거리 여행지의 경우 여행 리드 타임(항공권 구매부터 출국까지 소요 시간)이 짧은 만큼, 6월 중순 이후 임박해서 떠나는 여행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1, 2분기는 업계 전반이 숨 고르기를 하는 시기로 보인다”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3분기부터 다시 시장이 활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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