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배움 중심 여행’에 주목하며 런케이션을 체류형 관광 콘텐츠로 육성하고 있다. 단순 관광에서 벗어나 지역에 머물며 배우고 교류하는 방식은 청년 유입과 지역 활성화, 문화 자산 재발견 등 다층적인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하버드대와 예일대 학생 50여 명을 초청해 서울과 제주에서 런케이션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했다.
당시 참가자들은 전통시장 투어, 한지 공예 체험, 제주 오름 트레킹 등을 통해 한국의 고유한 문화와 자연을 깊이 있게 경험하며 ‘고밀도 문화탐방형 여행’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올해부터는 글로벌 Z세대를 타깃으로 중화권, 동남아, 미주 등 주요 해외시장을 겨냥한 맞춤형 교육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티몰캠퍼스와 협업한 중국 대학생 방한 프로그램, 일본 교육단체 유치, 태국 로봇대회와 연계한 관광상품 등이 대표적이다.
성과도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루미나이 학생단체 지역관광 지원’ 사업을 통해 해외 대학생 113명을 부산에 유치했다. 태국 공립고 학생 40여 명은 ‘르 스페이스’ 미디어아트 전시 등을 포함한 첨단기술 체험형 런케이션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광수 한국관광공사 방콕지사장은 “교육여행은 단기적으로 관광 수요 확대, 장기적으로는 미래 세대 간 교류 활성화라는 이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전략적 수단”이라며 “런케이션은 방한시장 회복은 물론 한국 관광의 질적 전환을 이끌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런케이션을 통해 지역 중심의 체류형 관광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제주도는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런케이션을 추진하는 지역 중 하나다. 미국 프린스턴대를 비롯해 국내 주요 대학들과 협약을 맺고 학점 취득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중앙대를 포함한 6개 대학과 함께 학점 연계형 런케이션을 진행하며 지역 체류형 교육여행의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했다.
서귀포시 성산읍에서는 도시재생사업 일환으로 경희대 학생이 참여한 ‘런케이션 인 고성’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참여 학생들은 마을 여행상품 개발과 지역 음식 기록화 등 지역 밀착형 활동을 수행했으며 그 결과물은 아카이빙 자료로 남는다.
중장년층을 겨냥한 런케이션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여행에 교육 요소를 결합한 형태 역시 새로운 수요로 주목받고 있다.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제주 가치 공감 런케이션’을 운영했다. 제주의 지질과 목축, 4·3 유적지 탐방, 전통 문화 체험 등을 프로그램에 담았다. 참가자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79점으로 높았다.
전남 순천시는 지난달 생태·정원·문화가 어우러진 도시를 주제로 체험형 런케이션 ‘정원생활’을 운영했다. 참가자들은 순천만과 정원도시 변화 과정을 직접 보고 배우며 환경 교육과 지역 인식 개선을 동시에 경험했다.
해남군은 황토나라 테마촌을 리모델링해 교육 전용 공간을 마련하고 고려대와 협력한 ‘쿠쌤 교육봉사단’을 통해 농촌 봉사형 런케이션을 시도하고 있다.
강원 속초시는 기존 워케이션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지역 특색을 살린 체류형 교육관광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횡성군은 스포츠를 테마로 한 런케이션을 운영하며 골프와 연계한 가족 맞춤형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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