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날, 테마섹 이어 서클 물밑 접촉…스테이블코인 사업 속도전

  • 다날 페이코인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 타버트 사장 USDC 유통 확대 접점

  • 싱가포르 국부펀드 이은 서클 면담

  • 원화기반 코인 로컬 파트너십 움직임

자료아주경제 DB
[자료=아주경제 DB]

핀테크 기업 다날이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에 이어 미국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과도 만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다날이 페이코인 사업을 통해 구축한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가상자산 결제 인프라를 기반으로 국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다날은 지난 21일 서클 경영진과 비공개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공동사업 등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문에는 서클의 히스 타버트 총괄 사장이 직접 참여했다. 타버트 사장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가상자산 제도화의 틀을 마련한 핵심 인사로 평가된다.

타버트 사장은 지난 21일 한국을 방문해 국내 블록체인 전문투자사 해시드, 가상자산거래소 두나무·빗썸 등과 접촉했으며, 국내 4대 금융지주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도 면담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와 맞물려 한국 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서클은 이미 하나은행과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우리은행 등과도 협력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이를 통해 한국 내 USDC 유통 확대뿐 아니라,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로컬 파트너십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다.

업계는 서클의 방한 중 면담 리스트에 다날이 포함된 것에 주목한다. 다날은 지난 7월에도 아시아 최대 국부펀드인 테마섹과 비공개 IR을 진행하며 스테이블코인 사업 전략을 논의한 바 있다. 다날 관계자는 서클과의 협업 가능성에 대해 “민감한 사안이라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다날의 인프라가 서클의 관심을 끌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날은 2019년 시작한 페이코인 사업을 통해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결제 인프라, 그리고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발행부터 유통, 정산까지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 역량을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 솔루션(SaaS)과 결제·송금 시스템을 아우르는 핵심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다. 

다날은 이달 31일까지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위한 디지털자산 전문 대관 인력도 채용 중이다. 해당 인력은 금융기관과의 파트너십을 주도하고, 디지털자산 사업 대관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일반 기업에서 가상자산 대관 담당자를 두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다날이 규제 대응에 특히 주력하는 배경에는 과거 페이코인 국내 사업 중단 경험이 있다. 2023년 금융당국이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를 수리하지 않으면서, 다날은 국내 사업을 포기해야 했다.

한편, 국내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아직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간에 스테이블코인 제도 설계와 인가권을 두고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금융위는 가상자산위원회를 통해 법제화 논의에 속도를 내며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고, 한국은행은 은행권 중심의 발행 후 비금융권으로 확장하는 단계적 허용 원칙을 강조한다. 아울러 국회에서도 각 상임위원회가 별도의 법안을 발의하며 논의를 주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제도 확정까지 상당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