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추가 금리 인상 시점과 관련해 4월 '기업단기경제관측조사(단관)' 결과를 반드시 기다릴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에다 총재는 26일 보도된 요미우리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오는 3월과 4월 예정된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언급하며 "그때까지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치밀하게 점검해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장이 금리 인상의 가늠자로 주목해 온 4월 1일 단관 지표에 대해 "중요한 정보인 것은 맞지만, 반드시 단관을 기다려야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히어링(청취 조사) 등 다른 수단으로도 충분히 판단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이는 데이터에 기반한 유연한 판단을 강조한 것으로,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압박 속에서도 중앙은행의 독립적 판단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나아가 이번 인터뷰는 정부가 일본은행 정책위원회에 강경 리플레파 심의위원들을 지명하며 실질적인 압박에 나선 직후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인사권을 통한 정권의 공세에 우에다 총재가 '데이터와 소신'을 앞세워 맞불을 놓으면서, 금융 정상화의 주도권을 둘러싼 양 진영 간의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양상이다.
이러한 중앙은행의 독자적인 기조는 트럼프 미 행정부가 발동한 새로운 관세 조치에 대한 평가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우에다 총재는 일본을 포함한 각국 수입품에 10~15%의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에 대해 "일본 경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 '상호 관세' 체제하에서도 이미 비슷한 수준의 세율이 적용되어 왔다는 점이 그 근거다. 요미우리는 이 대목을 두고 우에다 총재가 대외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금융 정상화 속도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금리 인상의 시기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의 관세 같은 외부 요인보다 '적극 재정'을 내걸고 총선에서 대승한 다카이치 정권과의 거리감이 될 것이라는 게 요미우리의 관측이다.
실제로 우에다 총재는 다카이치 총리의 핵심 공약인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의식한 듯 "중장기적인 재정 건전화에 대해 정부와 국회가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이는 정부가 대규모 재정을 투입해 시장의 신뢰를 잃고 국채 가격이 폭락할 경우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다는 경고로 읽힌다. 정부가 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해 시장의 신뢰를 잃을 경우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이라는 '채찍'을 들 수 있다는 무언의 압박인 셈이다.
요미우리는 "강한 경제를 어필하려는 다카이치 총리에게 기업 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금리 인상은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소로 비칠 수 있다"며 시장에서 총리가 조기 인상에 난색을 보인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만큼 우에다 총재가 향후 매우 어려운 판단을 압박받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우에다 총재는 물가 전망과 관련해서도 정책 대응이 늦어지는 '비하인드 더 커브(Behind the curve)'를 경계하며 2026년 후반에서 2027년 사이 2% 목표치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그는 "임금 인상이 예상보다 강하고 기업의 가격 전가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목표 달성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요미우리는 이를 두고 우에다 총재가 정부와의 연계 속에서도 독립적인 정책 운용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한다고 전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확인된 핵심은 다카이치 정권의 인사 압박과 '리플레이션' 공세 속에서도 우에다 총재가 자신의 '데이터 기반 정상화' 노선을 굽히지 않겠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선명히 했다는 점이다. 총선 승리로 정권 기반을 다진 다카이치 내각의 '정치적 압박'과 중앙은행 본연의 '시장 논리'가 타협점 없는 평행선을 달리는 형국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정부의 금리 억제 의지와 중앙은행의 인상 소신이 정면으로 맞붙을 3월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 그리고 그 직후 열릴 미일정상회담의 결과로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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